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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퇴직급여, 두 기준 - K-IFRS 제1019호 vs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

탁현우읽는 시간 7
같은 퇴직급여, 두 기준 - K-IFRS 제1019호 vs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

퇴직급여는 K-IFRS와 일반기업회계기준이 가장 크게 갈리는 영역 중 하나다. K-IFRS 제1019호는 확정급여채무를 보험수리적으로 평가하고, 변동 중 일부(재측정요소)를 기타포괄손익으로 떼어낸다.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은 보고기간말 청산가치라는 단순한 잣대로 채무를 재고, 변동은 전액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 같은 퇴직급여 제도를 두고도 두 기준에서 채무 금액과 손익, 재무상태표 표시가 달라지는 이유다.

아래에서는 ① 확정급여채무의 측정, ② 변동의 인식, ③ 사외적립자산, ④ 주석공시 순으로 양 기준을 비교한다.

1. 확정급여채무의 측정 — 보험수리적 평가 vs 청산가치

K-IFRS 제1019호는 확정급여제도의 회계처리에서, 종업원이 당기와 과거 기간에 제공한 근무용역의 대가로 획득한 급여에 대한 기업의 궁극적 원가를 보험수리적 기법(예측단위적립방식)으로 신뢰성 있게 추정하도록 한다(1019.57). 이때 급여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통계적 변수(예: 이직률·사망률)와 재무적 변수(예: 미래의 임금상승률)를 보험수리적 가정으로 추정하고, 확정급여채무의 현재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급여를 할인한다(1019.57). 즉 미래 시점의 급여 수준과 지급 가능성을 모두 반영한, 미래지향적·확률적 측정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은 이를 훨씬 단순하게 본다. 퇴직급여충당부채는 보고기간말 현재 전 종업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한다(21.8). 미래 임금상승률이나 할인을 반영하지 않는 청산가치(보고기간말 일시퇴직 기준) 개념이다.

2. 확정급여채무 변동의 인식 — 손익·기타포괄손익 구분 vs 당기손익 일괄

K-IFRS 제1019호는 확정급여원가의 구성요소를, 다른 기준서에 따라 자산 원가에 포함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다음과 같이 인식한다(1019.120).

구성요소인식방법
근무원가(당기·과거근무원가)당기손익
순확정급여부채(자산)의 순이자당기손익
순확정급여부채(자산)의 재측정요소기타포괄손익

각 구성요소를 원문 기준으로 짚으면 다음과 같다.

  • 과거근무원가는 제도의 개정이나 축소로 생기는 확정급여채무 현재가치의 변동이다(1019.102).
  • 순이자는 사외적립자산의 이자수익, 확정급여채무의 이자원가, 자산인식상한효과의 이자(문단 64)로 구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1019.124). 이 중 사외적립자산의 이자수익은 사외적립자산의 공정가치에 할인율(문단 123A)을 곱하여 결정한다(1019.125). 실제 사외적립자산의 수익과 이 이자수익의 차이는 당기손익이 아니라 재측정요소에 포함된다(1019.125).
  • 재측정요소는 ⑴ 보험수리적손익, ⑵ 순이자에 포함된 금액을 제외한 사외적립자산의 수익, ⑶ 순이자에 포함된 금액을 제외한 자산인식상한효과의 변동으로 구성된다(1019.127).
  • 기타포괄손익에 인식된 재측정요소는 후속 기간에 당기손익으로 재분류하지 아니한다. 다만 기타포괄손익에 인식된 금액을 자본 내에서 대체할 수는 있다(1019.122).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은 변동을 구분하지 않는다. 급여규정의 개정과 급여의 인상으로 퇴직금 소요액이 증가되었을 경우에는 당기분과 전기 이전분을 일괄하여 당기비용으로 인식한다(21.9). 보험수리적손익이나 재측정요소를 별도로 기타포괄손익으로 떼어내는 구조 자체가 없다.

3. 사외적립자산(퇴직연금운용자산) — 공정가치 순액표시 vs 직접보유 차감표시

K-IFRS 제1019호에서 사외적립자산의 공정가치는, 과소적립액이나 초과적립액을 결정할 때 확정급여채무의 현재가치에서 차감한다(1019.113). 결과적으로 사외적립자산은 공정가치로 측정한 뒤 확정급여채무에서 직접 차감되어, 순확정급여부채(자산)라는 순액으로 표시된다.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은 접근이 다르다.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에서 운용되는 자산은 기업이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회계처리하며, 재무상태표에는 이를 하나로 통합하여 '퇴직연금운용자산'으로 표시하고 구성내역을 주석으로 공시한다(21.11). 표시는 퇴직급여와 관련된 부채(퇴직급여충당부채와 퇴직연금미지급금)에서 퇴직연금운용자산을 차감하는 형식을 취하며, 운용자산이 부채 합계액을 초과하면 그 초과액을 투자자산으로 표시한다(21.12). 이때 각 구성자산은 직접 보유 자산으로 보아 적용되는 회계기준에 따라 측정되므로, 반드시 전체가 공정가치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4. 주석공시 — 상세 공시(IFRS) vs 제도 유형·변동 중심(일반기업)

공시는 양 기준의 분량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K-IFRS 제1019호(1019.135~152) 는 확정급여형 퇴직급여에 대한 상세 공시를 요구한다. 크게 세 묶음이다.

  • 제도의 특성과 관련 위험: 급여의 성격, 감독체계, 지배구조에 대한 기업의 책임 / 노출된 위험과 유의적인 위험의 집중 / 제도의 개정·정산·축소(1019.139)
  • 재무제표상 금액에 대한 설명: 관련 자산·부채의 기초→기말 조정내역(1019.140), 당기근무원가·이자·재측정요소 등 항목별 조정(1019.141), 사외적립자산을 속성·위험별 종류로 세분한 공시(1019.142~144)
  • 미래현금흐름의 금액·시기·불확실성: 유의적인 보험수리적 가정에 대한 민감도분석 등(1019.145~147)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1장(21.16) 은 상대적으로 간략하다. 제도의 유형에 대한 일반적 설명(21.16⑴), 보고기간말 퇴직금소요액·퇴직급여충당부채 설정잔액·기중 퇴직금지급액·임원퇴직금 처리방법(21.16⑵), 퇴직연금미지급금 당기 변동내역(21.16⑶), 보험계약 주요 내용(21.16⑷), 퇴직연금운용자산의 공정가치 및 기중 변동내역(21.16⑹) 등을 공시한다.

요컨대 IFRS는 위험과 가정, 민감도까지 상세히 펼쳐 보이는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제도 유형과 잔액·변동 중심의 요약 공시에 그친다.

시사점

두 기준의 차이는 결국 두 가지 질문으로 요약된다. 미래를 얼마나 반영하는가, 그리고 그로 인한 변동성을 손익에 어떻게 태우는가이다. K-IFRS는 미래 임금상승과 할인, 보험수리적 가정을 채무에 끌어들이고, 그 가정이 흔들릴 때 생기는 재측정요소를 당기손익에서 떼어내 기타포괄손익으로 보낸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보고기간말 청산가치로 단순하게 재고, 변동을 그대로 당기비용으로 받는다.

실무적으로는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던 기업이 K-IFRS로 전환할 때 영향이 가장 두드러진다. 청산가치에서 보험수리적 현재가치로 측정 기준이 바뀌면서 확정급여채무(퇴직급여충당부채) 잔액이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고, 외부 계리평가에 대한 의존이 새로 생긴다. 다만 가정 변동분이 재측정요소로 분리되어 기타포괄손익에서 흡수되는 만큼, 당기손익의 변동성 자체는 오히려 완화되는 측면도 있다. 전환을 검토하는 기업이라면 채무 잔액의 재산정 효과와 더불어, 매년 발생할 보험수리적 평가 부담을 함께 가늠해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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