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사업 양도할 때 부가세,'포괄양도'면 안 내도 될까요

이철민읽는 시간 10
사업 양도할 때 부가세,'포괄양도'면 안 내도 될까요

사업체나 부동산을 통째로 넘길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세금이 부가가치세입니다. 건물값의 10%에 해당하는 부가세는 금액이 커서, 이것이 과세냐 비과세냐에 따라 거래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 갈림길이 바로 '사업의 포괄양도'입니다. 포괄양도로 인정되면 부가세를 내지 않지만, 부인되면 수억 원의 세금이 따라붙습니다. 어떤 경우에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부인되는지, 실제 예규와 판례로 짚어보겠습니다.

포괄양도의 핵심은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경영주체만 교체되었는가'입니다.

사업의 포괄양도란 — 왜 부가세를 안 낼까요

부가가치세법은 사업을 양도하는 것을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즉 사업의 포괄양도는 부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왜 그럴까요. 사업을 통째로 넘기는 거래는 개별 재화 하나하나를 파는 것과 성질이 다르고, 거래금액이 커서 부가세액도 큰데 어차피 양수자가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을 것이 뻔합니다. 그렇다면 양도인이 거액의 부가세를 일단 징수했다가 양수인이 다시 환급받는 과정은 양수자에게 불필요한 자금 압박만 줄 뿐입니다. 이런 조세·경제정책적 배려에서 비과세로 두는 것입니다.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9항 제2호 · 시행령 제23조

법 제10조 제9항 제2호: 사업을 양도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습니다(다만 양수자가 대가 지급 시 부가세를 징수·납부한 경우는 제외).

시행령 제23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란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① 미수금, ② 미지급금, ③ 해당 사업과 직접 관련 없는 토지·건물 등을 포함하지 않고 승계시켜도 포괄적으로 승계시킨 것으로 봅니다.

근거 ·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9항 제2호, 시행령 제23조, 기본통칙 10-23…1

판단의 핵심 기준 — '사업의 동일성'

그렇다면 무엇을 갖춰야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일까요. 법원이 일관되게 제시하는 기준은 분명합니다.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의 양도란, 사업용 재산을 비롯한 물적·인적 시설 및 권리·의무 등을 포괄적으로 양도하여 사업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경영주체만을 교체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 법리가 있습니다. 첫째, 종업원이 일부 인수인계되지 않았더라도 사업의 양도로 인정하는 데 곧바로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앞서 본 것처럼 미수금·미지급금 등 일부 권리·의무가 빠져도 사업의 동일성을 잃지 않는 범위라면 포괄양도로 봅니다. 즉 '전부 하나도 빠짐없이'가 아니라, '사업으로서의 동일성'이 유지되느냐가 관건입니다.

다만 종업원 부분은 오해하기 쉬워 신중하게 보아야 합니다. "직원 승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빠져도 되는 것은 사업의 동일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일부 인력이고, 그 사업을 실제로 굴러가게 하는 핵심 인력이 승계되지 않으면 사업의 동일성 자체가 깨져 포괄양도가 부인될 수 있습니다.

법규부가 2011-0249 (2011.6.28.) — 핵심 인력은 승계, 일부 관리인력만 미승계

집단에너지사업부(열병합발전 사업단)를 매각하면서 인적·물적 권리의무를 포괄 승계시킨 사안입니다. 임직원 총 41인 중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인력(정규직 8인)은 전직에 동의하지 않아 미승계되었지만, 발전소를 실제 운용하는 핵심인력(유기계약직 33인)은 전원 양수법인에 승계되었습니다.

국세청은 일부 종업원이 승계되지 않았더라도 물적·인적설비 및 권리의무 등을 포괄양도하여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되면서 경영주체만 교체된 경우라면,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는 사업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회신했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이었던 점은, 미승계된 인력이 행정·관리 인력에 그쳤고 사업 운용의 핵심인력은 모두 승계되어 사업의 동질성에 영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종업원 승계, 이렇게 이해하세요."일부 직원이 빠져도 된다"는 것은 사업의 동일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부수적 인력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그 사업을 실제로 운영하는 핵심 인력이 함께 넘어가지 않으면, 인적 설비의 포괄 승계가 인정되지 않아 사업양도가 부인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종업원 승계는 "안 넘겨도 된다"가 아니라, "핵심 인력은 반드시 승계시키고, 불가피하게 빠지는 인력이 사업의 동일성에 영향이 없음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로 접근해야 합니다.

근거 · 대법원 2004두10593, 대법원 2006두17895 등 판시 법리, 법규부가 2011-0249 (2011.6.28. 회신)

인정 사례 ① — 여러 업종 중 하나의 사업장만 양도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상황입니다. 하나의 사업자등록번호로 여러 업종을 하다가, 그중 한 사업만 떼어 넘기면 포괄양도가 될까요. 국세청은 된다고 보았습니다.

사전-2024-법규부가-0353 (2024.5.30.)

양도인은 하나의 사업자등록번호로 여러 지역에 다수 부동산을 두고 예식장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함께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예식장업과 직접 관련된 예식장 건물·주차건물·창고시설과 부수 토지, 그리고 입점업체 계약·주요 직원·선체결계약·시설장치·재고 등을 함께 넘겨 예식장업만 양수하려는 사안이었습니다.

국세청은 사업자가 업종이 각기 다른 사업장을 하나의 사업자등록번호로 등록해 운영하다가 그중 하나의 사업장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경우, 부가가치세법 제10조 제9항 제2호에 따른 사업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회신했습니다.

근거 · 사전-2024-법규부가-0353 (2024.5.30. 회신)

인정 사례 ② — 모텔 숙박업 양도 (대법원까지 인정)

두 번째는 실제 소송까지 가서 납세자가 이긴 사례입니다. 과세관청이 부가세 약 2억 9,800만원을 부과했지만, 고등법원과 대법원 모두 포괄양도로 인정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대법원 2024두50162 (2024.11.14.) · 부산고법 2023누22955

모텔을 41억원에 양도하면서 계약서 특약에 '포괄양도·양수로 계약한다'고 명시하고 별도 확인서까지 작성한 사안입니다. 매매대금에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았고, 양수인도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① 비품(3억원)과 주차장 임대차계약이 함께 넘어갔고 종전 상호를 그대로 사용한 점에서 물적 시설이 동일하게 이전되었고, ② 위탁운영자(M)가 고용한 직원들이 양도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어 인적 시설도 이전되었으며, ③ 숙박업 특성상 고정 거래처나 사업상 비밀이 없어 영업권 평가나 거래처 이전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사업양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종업원 고용조건이 그대로 유지된 이상 위탁운영 조건이 일부 바뀌었어도, 소유권 이전과 운영권 이전 시점이 동시가 아니었어도 포괄양도 인정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근거 · 대법원 2024두50162 (2024.11.14.), 부산고등법원 2023누22955 (2024.7.3.)

부인 사례 — 부동산만 넘기고 '사업'은 안 넘긴 경우

반대로 포괄양도가 부인된 사례도 있습니다. 형식은 비슷해 보여도, 실질에서 '사업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부가세가 과세됩니다.

조심 2025중0077 (2025.5.16.) — 청구 기각(과세 유지)

비철금속 도매업을 주업으로 하는 법인이, 본점 건물의 일부(연면적 1,411㎡ 중 387㎡, 약 27.5%)만 약 11개월간 임대하다가 그 부동산을 양도하면서 포괄양도(부동산임대업 양도)라고 주장한 사안입니다.

조세심판원은 ① 건물 전체를 임대업에 쓴 것이 아니어서 쟁점부동산 전체를 임대업 자산으로 보기 어렵고, ② 양도 당시 기존 임차인(A)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않았으며, ③ 부동산과 함께 포괄적으로 이전된 인적·물적 시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을 들어, 포괄양도가 아니라 단순한 부동산 매매로 보아 부가세 과세가 정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근거 · 조심 2025중0077 (2025.5.16. 결정)

인정과 부인을 가른 차이는 무엇일까요

세 사례를 나란히 놓으면 기준이 또렷해집니다.

구분인정(모텔)부인(부동산)
사업의 실체숙박업이라는 사업 자체가 이전부동산만 이전, 임대업 실체 미흡
임대차·계약 승계주차장 임대차 등 승계기존 임차인 계약 미승계
인적 시설운영 직원 그대로 유지이전된 인적 시설 제시 못함
상호·동일성종전 상호 그대로 사용사업 동일성 인정 안 됨
결과포괄양도 인정(부가세 ✕)포괄양도 부인(부가세 ○)

결국 핵심은 '부동산(자산)을 넘겼느냐'가 아니라 '사업을 넘겼느냐'입니다. 건물·토지라는 물건만 이전하고 그 위에서 돌아가던 영업조직(거래·계약·인력·상호)이 함께 넘어가지 않으면, 그것은 사업양도가 아니라 단순 자산 매매로 보아 부가세가 과세됩니다.

실무에서 꼭 챙겨야 할 것.포괄양도로 안전하게 인정받으려면, 계약서 특약에 '포괄양수도 계약'임을 명시하고, 사업에 관한 권리·의무(거래처 계약·임대차·인허가·시설·재고 등)가 함께 승계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임대업을 양도한다면 기존 임차인의 임대차계약을 양수인에게 승계시키는 것이 사업의 동일성을 입증하는 핵심입니다. 또한 만일에 대비해 '포괄양도로 보지 않을 경우 양수인이 부가세를 별도 부담한다'는 안전장치 특약을 함께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며

사업의 포괄양도는 부가세 비과세라는 큰 혜택이 걸려 있지만, 그 판단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서 갈립니다. 여러 업종 중 하나의 사업장만 떼어 넘겨도 그 사업에 관한 권리·의무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면 인정되고(예식장업·모텔 사례), 반대로 부동산이라는 물건만 넘기고 사업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부인됩니다(부동산 사례).

양도 금액이 클수록 부가세 부담도 비례해 커지므로, 거래 구조를 짜는 단계부터 포괄양도 요건을 충족하도록 설계하고 증빙을 갖춰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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