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자산의 분류는 측정방법을 결정하고, 측정방법은 다시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으로 보낼지 자본에 묶어둘지를 가른다. 이 연결고리가 K-IFRS(제1109호)와 일반기업회계기준(제6장)에서 서로 다르게 짜여 있다. 두 기준 모두 '공정가치'와 '기타포괄손익(OCI)'이라는 같은 단어를 쓰지만, 그 단어가 가리키는 결말이 정반대인 지점이 있다.
분류
K-IFRS는 금융자산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 분류 원칙을 둔다. 채무상품은 사업모형과 계약상 현금흐름 특성(원리금 지급으로만 구성되는지)에 따라 상각후원가·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FVOCI)·당기손익-공정가치(FVPL)로 분류하고(4.1.1∼4.1.2A), 어느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면 FVPL이 기본값이다(4.1.4). 회계불일치를 제거·축소하는 경우 최초 인식시점에 FVPL로 지정하는 선택권도 있다(4.1.5).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은 금융자산 전체를 분류하는 일반 원칙이 없고, '유가증권'만 보유목적·의도·능력에 따라 만기보유증권·단기매매증권·매도가능증권 세 가지로 분류한다(6.22∼6.27). 유가증권 외의 금융자산은 별도의 통합 분류체계 없이 개별적으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분류 기준과 체계 자체가 K-IFRS와 다르다.
측정
일반기업회계기준은 후속측정의 기본값을 상각후원가로 두고 유가증권·파생상품 등을 예외로 둔다(6.14). 유가증권은 만기보유증권을 상각후원가로(6.29), 단기매매·매도가능증권을 공정가치로 평가하되, 시장성 없는 지분증권의 공정가치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없으면 취득원가로 평가한다(6.30).
K-IFRS에서 지분상품은 원칙적으로 공정가치로 측정하며, 원가를 공정가치의 추정치로 쓸 수 있는 경우는 '제한된 상황'으로만 열려 있다(B5.2.3). 두 기준 모두 원가 측정의 예외를 인정하지만 접근 방향이 다르다. K-IFRS는 원가가 공정가치를 나타내지 못하게 만드는 정황(피투자자의 성과·시장·경제환경 변동, 내부 문제, 제3자 거래 증거 등)을 원칙 중심으로 열거하는 반면(B5.2.4),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측정불가로 볼 수 있는 기업 유형을 설립 7년·투자 5년·자산 100억원 미만 등 정량적 기준을 곁들여 사례로 제시한다(실6.58).
손익 - 재순환에서 갈리는 지점
가장 실질적인 차이는 평가손익의 종착지다. 표면적으로 가장 닮은 두 항목 - K-IFRS의 지분상품 FVOCI 선택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의 매도가능증권 - 은 공정가치로 측정하고 평가손익을 자본(OCI)에 계상한다는 점까지는 같다. 그러나 처분 시점에서 갈린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의 매도가능증권은 처분하거나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시점에 자본에 쌓인 미실현보유손익을 당기손익으로 일괄 재순환한다(6.31). 반면 K-IFRS에서 5.7.5에 따라 지분상품을 FVOCI로 표시하기로 선택한 경우, 그 평가손익은 당기손익으로 재순환되지 않으며(자본 내 대체는 가능), 배당만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5.7.6·B5.7.1). 같은 '공정가치, OCI'라는 외형이 손익 인식 결과를 정반대로 만드는 셈이다.
재순환 여부는 K-IFRS 내부에서도 일관되지 않는다. 채무상품 FVOCI는 제거 시점에 자본에 인식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을 재분류조정으로 당기손익에 재분류하지만(5.7.10), 지분상품 FVOCI는 재순환되지 않는다(B5.7.1). 'FVOCI'라는 한 범주 안에서도 상품 성격에 따라 손익의 종착지가 달라지는 것으로, 매도가능증권의 단일한 '자본 계상 후 처분 시 재순환'(6.31)과 비교하면 K-IFRS 쪽이 손익 분기를 더 세분화하고 있다.
맺음말
두 기준의 차이는 분류 체계의 형식에 그치지 않는다. 분류가 측정을 거쳐 손익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단계, 특히 평가손익의 재순환 여부에서 실무상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한다. 동일한 지분증권을 보유하더라도 적용 기준에 따라 처분 손익의 인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두 기준을 모두 다루는 실무자가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