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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각하는 무형자산과 상각하지 않는 무형자산

탁현우읽는 시간 14
상각하는 무형자산과 상각하지 않는 무형자산

K-IFRS 제1038호와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1장의 비교

무형자산은 형체가 없는 만큼 회계기준이 그어둔 선이 곧 자산의 윤곽이 된다. 무엇을 무형자산이라 부를지, 어떻게 사들였다고 볼지, 얼마 동안 비용으로 털어낼지, 가치가 오르면 장부에 반영할 수 있는지, 더는 쓰지 않게 된 자산을 어디로 보낼지 ― 이 선들을 어디에 긋느냐에 따라 같은 자산의 손익과 재무상태표가 달라진다. K-IFRS 제1038호와 일반기업회계기준 제11장은 무형자산이라는 큰 개념을 공유하지만, 자산의 생애 곳곳에서 뚜렷하게 갈라진다. 정의에서 시작해 취득·측정·내용연수·사용 중지의 순서로 그 갈림을 따라가 본다.

1. 무형자산의 정의 ― 거의 같은 골격, 갈리는 한 지점

출발점인 정의의 외형은 달라 보인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보유 목적·식별가능성·통제·미래경제적효익을 한 문장에 담아 '재화의 생산이나 용역의 제공, 타인에 대한 임대, 관리에 사용할 목적으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며,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할 수 있고, 기업이 통제하고 있으며, 미래 경제적 효익이 있는 비화폐성자산'으로 정의한다(11.용어의 정의). K-IFRS는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가능한 비화폐성자산'이라고 짧게 정의한다(1038.8).

그러나 이 길이 차이는 정의 '문장'에 국한된다. 정의를 이루는 세 요소 ― 식별가능성, 통제, 미래경제적효익 ― 로 들어가면, 두 기준은 거의 같은 문언으로 같은 내용을 규정한다.

식별가능성. 양 기준 모두 자산이 ① 분리가능하거나(기업의 의도와 무관하게 분리·분할하여 매각·이전·라이선스·임대·교환할 수 있음), ② 계약상 또는 기타 법적 권리에서 발생하면 식별가능하다고 본다(1038.12, 11.3). 이 요건을 둔 이유 ― 무형자산을 영업권과 구별하기 위함 ― 도 같다(1038.11, 11.2). 영업권은 사업결합에서 얻었으나 개별적으로 식별해 별도로 인식할 수 없는 자산에서 나오는 미래경제적효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일반기준은 여기에 분리가능하지 않아도 식별가능할 수 있다는 예 ― 제조설비와 제조공정 특허권을 일괄취득한 경우의 특허권 ― 를 덧붙여 둔다(11.4).

통제. 통제의 정의도 사실상 동일하다. 두 기준 모두 미래경제적효익을 확보하고 제3자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으면 통제하는 것으로 보며, 통제는 일반적으로 법적 권리에서 나오지만 법적 집행가능성이 통제의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규정한다(1038.13, 11.5). K-IFRS는 여기에 더해, 이 통제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구체적 항목으로 보여준다. 시장·기술 지식은 법적 권리로 보호될 때 통제로 인정되고(1038.14), 숙련된 종업원이나 특정 경영능력은 일반적으로 충분한 통제를 인정받지 못하며(1038.15), 고객관계·고객충성도도 통제 수단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정의를 충족하지 못한다(1038.16).

미래경제적효익. 효익의 형태에 대한 설명도 일치한다. 두 기준 모두 그 효익이 재화의 매출이나 용역수익, 원가절감, 또는 자산 사용에 따른 기타 효익의 형태로 발생한다고 본다(1038.17, 11.6).

요컨대 정의의 골격과 문언은 두 기준이 사실상 같다. 갈리는 지점은 통제의 예시 가운데 단 하나, 고객관계 교환거래다. K-IFRS는 비계약적이라도 동일·유사한 고객관계를 교환하는 거래(사업결합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통제와 분리가능성의 증거가 되므로 그러한 고객관계는 정의를 충족한다고 본다(1038.16). 반면 일반기준은 고정고객·시장점유율·고객관계·고객충성도가 일반적으로 정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할 뿐, 고객과의 관계를 교환하는 거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실11.9). 같은 고객관계라도 K-IFRS에는 자산으로 인정될 통로가 명시된 반면, 일반기준에는 그 통로가 드러나 있지 않은 셈이다.

2. 취득과 인식 ― 사업결합·정부보조·교환

무형자산을 어떻게 손에 넣었느냐에 따라 취득원가와 인식 범위가 갈리는데, 세 가지 취득 경로에서 두 기준의 태도가 드러난다.

사업결합으로 인한 취득

K-IFRS는 사업결합으로 취득하는 무형자산에 두 겹의 간주 규정을 둔다. 첫째, 그러한 무형자산은 미래경제적효익의 발생가능성 인식기준을 항상 충족하는 것으로 본다. 둘째, 취득하는 자산이 분리가능하거나 계약상 또는 기타 법적 권리에서 발생한다면 그 공정가치를 신뢰성 있게 측정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존재하므로, 신뢰성 있는 측정 기준도 항상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한다(1038.33). 두 인식관문을 사실상 통과시켜 둔 것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는 이러한 간주 규정이 없다. 발생가능성에 관해서도, 신뢰성 있는 측정에 관해서도 별도의 간주 규정 없이 일반적인 무형자산 인식요건(11.7)으로 판단한다. 그 결과 사업결합으로 취득한 무형자산의 공정가치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자산을 개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영업권에 포함한다(실11.16).

태도의 차이는 실무에서 결과로 나타난다. K-IFRS는 간주 규정을 통해 더 많은 항목을 영업권에서 떼어 개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일반기준은 측정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영업권에 남겨두는 쪽에 가깝다.

정부보조에 의한 취득

K-IFRS는 정부보조로 무형자산을 무상이나 낮은 대가로 취득할 때 두 방법 중 선택을 허용한다. ❶ 무형자산과 정부보조금 모두를 최초에 공정가치로 인식하거나, ❷ 자산을 명목상 금액(기업회계기준서 제1020호가 허용하는 대체적 회계처리)과 자산을 의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직접 관련되는 지출을 합한 금액으로 인식하는 방법이다(1038.44).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선택을 두지 않는다. 정부보조로 무형자산을 취득하는 경우 무형자산과 보조금 모두를 공정가치로 회계처리하며(11.13, 17.4), 명목금액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없다.

차이는 간단한 사례로 분명해진다. 정부보조로 공정가치 100인 무형자산을 80에 취득한다고 하자.

K-IFRS일반기업회계기준
방법 ❶ (공정가치)(차) 무형자산 100 / (대) 정부보조금 20, 현금 80(차) 무형자산 100 / (대) 정부보조금 20, 현금 80
방법 ❷ (명목금액)(차) 무형자산 80 / (대) 현금 80(해당 없음)

K-IFRS는 자산을 공정가치 100으로 올리고 보조금 20을 별도로 인식하는 길과, 자산을 실제 지급한 80으로만 잡는 길을 모두 열어둔다. 일반기준은 전자(공정가치) 하나로만 회계처리한다.

교환거래로 취득

K-IFRS는 교환거래의 취득원가를 상업적 실질을 기준으로 본다. 교환으로 취득한 무형자산의 원가는 원칙적으로 공정가치로 측정하되, ① 교환거래에 상업적 실질이 결여된 경우, 또는 ② 취득한 자산과 제공한 자산의 공정가치를 둘 다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제공한 자산의 장부금액으로 측정한다(1038.45). 공정가치로 측정할 때에는 취득한 자산의 공정가치가 더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공한 자산의 공정가치로 한다(1038.47). 여기서 상업적 실질은 교환의 결과 미래 현금흐름이 얼마나 변동되는지를 따져, ① 취득한 자산과 관련된 현금흐름의 구성(위험·유출입시기·금액)이 제공한 자산의 것과 다르거나 ② 교환거래의 영향을 받는 영업 부분의 기업특유가치가 교환으로 변동하면서, ③ 그 차이가 교환된 자산의 공정가치에 비하여 유의적인 경우에 있다고 본다(1038.46).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상업적 실질이라는 표현 대신 자산의 종류로 가른다. 다른 종류의 무형자산이나 다른 자산과의 교환(이종자산)으로 무형자산을 취득한 경우에는 제공한 자산의 공정가치로 측정하되, 제공한 자산의 공정가치가 불확실하면 취득한 자산의 공정가치를 원가로 할 수 있고, 현금수수액이 있으면 이를 반영한다(11.14). 반면 동일한 업종 내에서 유사 용도로 사용되고 공정가치가 비슷한 동종자산의 교환이라면, 수익창출과정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보아 거래손익을 인식하지 않고 제공한 자산의 장부금액으로 인식한다. 다만 취득한 자산의 공정가치에 비추어 제공한 자산에 손상차손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손상차손을 먼저 인식하고 그 차감 후 장부금액을 취득한 자산의 원가로 한다(11.15).

판단의 축(상업적 실질의 유무 대 동종·이종)은 다르지만, 실질이 다른 거래는 공정가치로, 사실상 같은 자산의 맞교환은 장부금액으로라는 귀결은 두 기준이 비슷하게 수렴한다.

3. 후속측정 ― 원가모형만이냐, 재평가모형이냐

취득 이후의 측정에서도 선택지의 폭이 다르다.

K-IFRS는 무형자산 분류별로 원가모형과 재평가모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재평가모형을 적용할 때 공정가치는 활성시장을 기초로 결정되므로, 활성시장이 없으면 재평가모형을 쓸 수 없다(1038.72·74·75). 길은 열어두되 조건을 엄격히 단 셈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무형자산에 대하여 원가모형만 인정하고 재평가모형은 허용하지 않는다. 무형자산의 장부금액은 취득원가에서 상각·손상을 차감한 값으로만 움직인다.

4. 내용연수 ― 20년 한도와 '비한정'이라는 제3의 범주

무형자산의 수명을 보는 시각에서 두 기준은 가장 또렷하게 갈린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무형자산은 모두 한정 내용연수를 가진다. 상각기간은 법령이나 계약에 정한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20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상각은 자산이 사용 가능한 때부터 시작한다(11.26). 추가로 제20장 '자산손상'에 따라 손상 여부를 검토한다. 즉 모든 무형자산은 정해진 기간 안에서 규칙적으로 상각되는 자산이다.

K-IFRS는 여기에 한 범주를 더 둔다. 순현금유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에 예측가능한 제한이 없는 경우에는 그 무형자산을 비한정내용연수 무형자산으로 분류한다. 비한정내용연수 무형자산은 상각하지 않고, 대신 매년 그리고 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을 때 손상검사를 실시한다(1038.88·89·108). 한정 내용연수 무형자산은 일반기준과 마찬가지로 상각하되, '비한정'이라는 제3의 범주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르다.

수명을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 재검토 주기에서 다시 차이가 난다. K-IFRS는 상각기간과 상각방법을 적어도 매 회계연도 말에 검토하고, 자산의 예상 내용연수가 과거 추정치와 다르면 상각기간을 변경한다(1038.104). 정기적·의무적 점검이다.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은 계속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변경해야 할 지표 ― 예컨대 최근 보고기간 이후 자산의 사용방법, 기술적 진보, 시장가격의 변동 ― 가 존재하는 경우에 재검토하도록 한다(11.35). 사건이 있을 때 들여다보는 구조다.

5. 사용을 중지한 무형자산 ― 매각예정자산과 투자자산

더는 쓰지 않게 된 무형자산을 어디로 보내는지도 갈린다.

K-IFRS는 제1105호의 매각예정요건을 충족하면 그 자산을 매각예정으로 분류하고, 장부금액과 순공정가치 중 작은 금액으로 측정하며, 이 경우 상각을 중단한다(1038.97, 1105.6~15).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사용을 중지하고 처분을 위해 보유하는 무형자산을 사용을 중지한 시점의 장부금액으로 표시하면서 투자자산으로 재분류한다. 이때 상각하지 않으며, 매 회계연도 말에 회수가능액을 평가하여 손상차손을 인식한다(11.31의2).

두 기준 모두 사용을 멈춘 자산의 상각을 중단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보내는 칸(매각예정비유동자산 대 투자자산)과 측정 기준(장부금액과 순공정가치 중 작은 금액 대 장부금액 표시 후 매년 회수가능액 평가)이 다르다.

정리하며

다섯 갈래의 차이를 한 줄로 모으면 이렇다. K-IFRS는 무형자산을 더 넓게 인식하고 더 유연하게 측정하도록 열어둔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좁은 인식과 단순·보수적인 측정의 틀로 무형자산을 다룬다.

인식의 문은 K-IFRS가 더 넓다. 정의를 식별가능성 중심으로 짧게 두고, 고객관계 교환거래를 자산 인정의 단서로 받아들이며, 사업결합 취득 무형자산에 대해서는 두 인식요건을 간주로 통과시킨다. 같은 거래라도 K-IFRS에서는 더 많은 항목이 영업권에서 분리되어 개별 무형자산으로 잡히고, 일반기준에서는 측정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영업권에 머문다.

측정과 수명에서는 K-IFRS가 더 유연하다. 정부보조에서 공정가치와 명목금액 중 선택을 허용하고, 재평가모형의 길을 열어두며, '비한정'이라는 상각하지 않는 범주를 둔다. 다만 이 유연함이 늘 실무 차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재평가모형은 활성시장을 전제하는 만큼 활성시장이 드문 무형자산의 특성상 실제 적용 사례가 제한적이고, 제도상 선택지는 둘이어도 현장에서 마주치는 그림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실무적으로 가장 무게가 실리는 곳은 역시 내용연수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던 기업이 K-IFRS로 전환하면, 그동안 20년 한도 안에서 상각해 오던 일부 무형자산이 '비한정'으로 재분류될 여지가 생긴다. 그 순간 규칙적으로 잡히던 상각비가 사라지는 대신 매년 의무적인 손상검사라는 부담이 들어온다. 손익에 미치는 효과는 단순한 비용의 증감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정액의 상각비발생 시점이 들쭉날쭉한 손상차손으로 성격이 바뀌는 데 있다. 비용의 총량보다 변동성과 예측가능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무형자산 회계에서 두 기준을 가르는 본질은 무엇을 자산으로 들이고, 수명을 정해 규칙적으로 털어낼 것인가, 아니면 더 넓게 들이되 수명을 열어두고 매년 가치를 시험할 것인가라는 태도의 차이다. 비상장 중소기업이 어느 기준 위에 서 있는지, 그리고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브랜드와 같은 개발비, 같은 고객관계가 재무제표에서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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