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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행사했다가 세금 폭탄? 실제 조세심판원 결정문으로 보는 비상장주식 시가 문제

이철민읽는 시간 9
스톡옵션 행사했다가 세금 폭탄?

스타트업 대표라면 한 번쯤 이런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 비상장이니까 스톡옵션 세금은 보충적평가로 계산하면 돼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틀릴 수 있습니다.

최근 조세심판원 결정(조심2025서0692, 2025.11.18.)은 이 통념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사건의 개요

뷰티샵 고객관리 솔루션을 운영하는 IT 스타트업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2021년 8월 30일 임직원들이 이를 행사했습니다.

회사는 행사 당시 시가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른 보충적평가방법, 즉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대 2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으로 산정했습니다. 그리고 행사가액과의 차액을 근로소득으로 보아 원천징수·신고했습니다. 비상장 회사가 통상적으로 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2024년 서울지방국세청의 법인통합조사에서 중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021년 한 해 동안 이 회사 주식이 장외에서 상당수 거래되고 있었으며, 그 가격이 보충적평가액보다 현저히 높았습니다.

결정적인 사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회사의 재무이사가 스톡옵션 행사 21일 전에 본인 주식을 제3자에게 높은 가격으로 매도했고, 행사 당사자 중 한 명인 임직원 E는 행사 10일 후 취득한 주식을 동일한 수준의 높은 가격에 즉시 처분했습니다. 재무를 총괄하는 임원과 행사 당사자 본인 모두 실제 시세를 인지하고 있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처분청은 실제 거래가격을 시가로 보아 법인세 가산세 및 원천세를 추가 부과했고, 회사는 조세심판원에 불복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청구법인의 주요 반박 논거

청구법인의 주장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됩니다.

첫째, 해당 장외 거래는 비상장주식 전문브로커의 블로그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이 규정하는 "불특정다수인과 계속적으로 거래한 가격 또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세청 예규(사전-2021-법령해석법인-0107, 2021.2.26.) 역시 이 점을 뒷받침합니다.

"비상장주식 사설 장외거래 사이트에서 형성된 시세는 시가로 볼 수 없다."
(사전-2021-법령해석법인-0107, 2021.2.26.)

이번 거래도 동일한 성격의 거래로 취급해야 한다는 논거였습니다.

둘째,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을 근거로, 발행주식총수의 1% 미만인 소액거래는 매매사례가액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셋째, 신주발행방식의 스톡옵션 행사는 실질적으로 증자에 해당하므로 상증세법 제39조(증자에 따른 이익의 증여)를 적용해야 하고, 이 경우 행사일 이후의 거래가액은 행사 당시 시가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2005두2063, 2007두5110 판결을 인용했는데, 두 판결 모두 같은 취지였습니다.

"증자로 인해 주식가치가 달라지므로 증자 전 평가가액과 증자 후 거래가액을 동일시할 수 없다."
(대법원 2005두2063, 2007두5110)

아울러 행사 이후 실제 주식 처분 시 손실이 발생한 사례를 제시하며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 구조의 불합리성도 지적했습니다. 조심 2023서44(2023.5.31.) 결정을 인용했는데, 그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톡옵션 행사 시 시가가 불분명해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이후 양도 시 양도차익에 포함돼 과세되므로, 실질적으로 조세 일실이 발생하기 어렵다."
(조심 2023서44, 2023.5.31.)

조세심판원의 판단 근거

조세심판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판단의 출발점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였습니다.

이 조항의 취지는 명확합니다. 비상장주식이라도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이 존재하는 경우 그 가격이 시가이며, 보충적평가방법은 그러한 가격이 확인되지 않을 때 비로소 적용하는 후순위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대법원 2018두39614(2018.6.28.) 판결 역시 이를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비상장주식이라도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 사례가 있으면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보아야 하고, 상증세법 시행령의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18두39614, 2018.6.28.)

청구법인이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의 소액거래 배제 규정을 원용한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가 시가 불분명 시 준용 대상으로 열거한 상증세법 조항들에 제60조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49조는 제60조의 하위 시행령에 해당하므로, 제60조가 준용 범위 밖에 있는 이상 제49조 역시 근거 조항으로 원용할 수 없습니다. 조세심판원은 조심 2017부2371(2017.9.29.) 결정도 인용했습니다.

"다양한 당사자 간에 일관되게 거래된 가액이 존재한다면 소액거래 배제 규정을 적용해 시가를 부인할 수 없다."
(조심 2017부2371, 2017.9.29.)

증빙 측면에서도 청구법인의 주장은 관철되지 않았습니다. 우선주·보통주 구분을 다투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주식가치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고, 거래의 시세조정 혐의를 제기하면서도 구체적인 입증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조세심판원은 법 규정의 문언과 입법 취지 안에서 판단하며, 증빙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비상장주식 시가 판단의 원칙

이 결정문이 명확히 정리해 주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상장주식의 시가 판단은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에 따라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 실제 거래가격을 우선합니다. 그러한 거래가격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의 보충적평가방법이 적용됩니다. 보충적평가방법은 시가가 불분명할 때의 보완 수단이지, 비상장주식에 대한 기본 평가방법이 아닙니다.

실무적으로는 행사일을 전후한 일정 기간 내의 거래를 기준으로 시가를 판단합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가 평가기준일 전후 3개월 내 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인정하는 기준을 두고 있고, 실무에서는 이를 참고해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이내의 거래를 검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 기간이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에 명문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행사 시점과 거래 시점의 간격이 가까울수록, 해당 거래가 제3자 간 정상 거래임을 입증할 수 있을수록 시가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스타트업이 지금 당장 챙겨야 할 것

첫째, 자사 주식의 장외 거래 현황을 파악해야 합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소 비상장 등 플랫폼에서 자사 주식이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지 경영진이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인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세금 문제에서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둘째, 장외 거래가 확인된다면 보충적평가방법만으로 시가를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스톡옵션 행사 전에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함께 실제 시가를 어떻게 설정할지 검토해야 합니다. 원천징수 기준이 되는 시가를 잘못 설정하면 임직원 세금 문제를 넘어 회사가 가산세까지 부담하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셋째, 주식 관련 증빙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우선주·보통주 구분 근거, 주식가치 평가보고서, 제3자 거래의 정상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미리 갖춰두어야 합니다. 사후적으로 다투더라도 증빙이 없으면 방어 자체가 어렵습니다.

넷째, 경영진의 개인 주식 거래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재무이사의 개인 매도 거래가 회사 전체의 과세 근거로 활용됐습니다. 내부적으로 주식 매도 시 사전 보고·확인 절차를 마련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섯째,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세금 구조를 사전에 충분히 안내해야 합니다. 행사이익이 미실현이익임에도 행사 시점에 근로소득으로 과세되고, 이후 양도 시 양도소득세가 별도로 과세되는 구조를 임직원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은 스톡옵션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스톡옵션은 스타트업이 핵심 인재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세금 구조를 정확히 설계하지 않으면, 보상 수단이 오히려 법적 분쟁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결정문이 남기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비상장이라고 해서 장외 거래가 없는 것이 아니며, 거래가 존재하는 이상 보충적평가방법은 더 이상 안전한 선택이 아닙니다.

스톡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면, 지금 당장 자사 주식의 장외 거래 현황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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