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감사

시리즈 A 준비 중이라면, 지금 당장 재무제표 점검을 받아야 하는 이유

탁현우읽는 시간 6
시리즈 A 준비 중이라면, 지금 당장 재무제표 점검을 받아야 하는 이유

투자 준비를 시작하면 피치덱, 재무 모델 만들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그 숫자의 기반이 되는 재무제표가 제대로 돼 있는지 점검하는 창업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재무제표는 회사의 현재 상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다. 특히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시리즈 A는 초기 사업 검증을 마친 스타트업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받는 첫 번째 기관 투자 단계다. 보통 제품·서비스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한 뒤, 팀 확장과 매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한다. 국내 기준으로는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규모가 일반적이며, VC(벤처캐피탈)가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시드 단계가 "될 것 같다"를 증명하는 과정이라면, 시리즈 A는 "실제로 되고 있다"는 데이터를 보여주는 단계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피치덱과 함께 재무제표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투자자들이 감사받은 재무제표를 요구하는 이유

VC 투자 심사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피치덱의 숫자를 믿지 않는다. 실사(Due Diligence) 단계에서 외부 감사인이 검토하거나 감사한 재무제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법적 의무가 있는 외부감사(법정감사)와 달리, 투자자 요청이나 회사의 자발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감사를 임의감사라고 한다.

임의감사는 말 그대로 의무가 아닌 선택이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는 신뢰의 출발선에 서지 못한 자료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수십억 원 이상의 투자가 오가는 시리즈 A에서는 임의감사 보고서가 사실상의 필수 서류처럼 요구되는 경우도 있다.

"재무제표에 외부감사인의 서명이 없다는 것은, 숫자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회계감사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감사인이 들어오기 전에 회사 스스로 재무제표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문제가 있는 상태로 투자자 대응 임의감사를 시작하면 감사 기간이 늘어지고, 수정 사항이 많아지며, 최종 보고서에 부정적인 의견이 달릴 수 있다.

그래서 투자자 대응 임의감사 전에, 전문가 자문이나 자체적인 사전 점검을 먼저 거치는 것이 좋다. 재무제표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정리해둔 뒤 감사에 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결과가 크게 다르다. 이를 위해 지금 우리 회사 재무제표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1. 매출 인식이 올바르게 되고 있는가

회계에서 매출은 단순히 "돈이 들어왔다"는 기준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재화나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했을 때 인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1년치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선불로 받았다면, 그 전액을 받은 시점에 매출로 잡는 것은 잘못된 회계처리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에 걸쳐 나눠서 인식해야 한다. 이렇게 아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금액은 재무상태표에 선수수익(이연수익)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매출 인식 기준이 잘못돼 있으면 실제보다 매출이 부풀려져 보일 수 있고, 이는 나중에 반드시 정정이 필요한 문제로 돌아온다."

2. 창업자와 회사 간의 거래는 정리돼 있는가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가 회사 자금과 개인 자금을 혼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창업자가 회사에 돈을 빌려주거나, 반대로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쓰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거래들이 재무제표에 명확하게 기록돼 있지 않으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

창업자와 회사 간의 거래는 특수관계자 거래로 재무제표 주석에 공시해야 하고, 거래 조건도 일반적인 시장 조건과 비교해 합리적이어야 한다. 지금 당장 우리 회사에 이런 거래가 있다면 깔끔하게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3. 내부통제 체계가 갖춰져 있는가

재무제표 숫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그 숫자가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다. 경비 처리 기준이 명확한지, 자금 집행에 승인 절차가 있는지, 매출과 비용이 적시에 기록되는지.

"내부통제 체계가 없으면 재무제표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린다. 회사가 커질수록 내부통제 없이는 재무 관리가 불가능해진다."

4. 이 밖에도 스타트업 감사에서 자주 나오는 이슈들

위의 세 가지 외에도 스타트업 회계감사에서 빈번하게 발견되는 이슈들이 있다.

  • 매출액 총액 vs 순액 이슈: 플랫폼이나 중개 사업의 경우 거래 전체 금액을 매출로 인식할지, 수수료만 인식할지 판단이 필요한 경우
  • 재고자산 수불부 및 원가관리: 재고 수량과 금액이 실제와 맞지 않거나, 원가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 국고보조금 회계처리: 정부 지원금에 대해 유형별 회계처리 적용이 잘못 반영되는 경우
  • 퇴직급여충당부채 등 각종 충당부채: 퇴직급여충당부채 등 각종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은 경우

그런데 이걸 혼자 점검할 수 있을까

위의 내용을 직접 점검해보려는 창업자들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본인이 만든 재무제표를 본인이 검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놓치는 경우가 생기고, 알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전문가의 시각이 필요하다. 투자자 요구에 앞서 전문가 자문이나 자체적인 임의감사를 먼저 받는 것이 그 방법이다. 제3자가 재무제표를 들여다봄으로써 창업자 혼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투자 전에 미리 고칠 수 있고, 투자자 대응 임의감사를 훨씬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

"위의 내용들은 회사가 성장한 다음에 고치려고 하면 훨씬 복잡해진다. 거래가 쌓이고 조직이 커질수록 재무제표를 소급해서 수정하는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재무제표를 "세금 신고용 서류"가 아니라 "회사의 현재를 정확히 담은 기록"으로 만드는 것, 그게 투자 준비의 진짜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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