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전환

자산손상, 두 기준은 어디서 갈라지는가

탁현우읽는 시간 9
자산손상, 두 기준은 어디서 갈라지는가

― K-IFRS 제1036호와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0장의 비교

자산손상은 "장부에 적힌 금액만큼 그 자산이 정말로 가치가 있는가"를 검증하는 절차다.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장부금액에 못 미친다면 그 차이를 손상차손으로 떨어내야 한다. 큰 틀의 문제의식은 K-IFRS 제1036호와 일반기업회계기준 제20장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언제 손상을 들여다봐야 하는가, 무엇을 손상의 신호로 보는가, 그리고 무엇과 무엇을 비교해 손상을 인식하는가라는 세 갈래에서 두 기준은 분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1. 손상검사를 '언제' 하는가 ― 징후 기반인가, 매년 강제인가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손상검사를 촉발하는 방아쇠에 있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철저히 징후 기반이다. 자산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을 때 비로소 자산의 회수가능액을 추정한다(20.13). 뒤집어 말하면, 징후가 없으면 손상검사 의무도 없다.

K-IFRS는 여기에 예외를 둔다. 특정 자산에 대해서는 손상징후가 있는지와 관계없이 적어도 1년에 한 번 손상검사를 수행하도록 강제한다.

내용연수가 비한정인 무형자산. K-IFRS는 자산손상 징후 여부와 무관하게, 내용연수가 비한정인 무형자산과 아직 사용할 수 없는 무형자산에 대해 연 1회 손상검사를 요구한다. 매년 같은 시기에 한다면 회계연도 중 어느 때라도 가능하고, 서로 다른 무형자산은 각기 다른 시점에 검사할 수도 있다. 다만 해당 회계연도 중에 이러한 무형자산을 처음 인식한 경우에는 그 회계연도 말 전에 검사해야 한다(1036.10(1)).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에는 애초에 '내용연수가 비한정인 무형자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 대응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결합으로 취득한 영업권. 영업권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K-IFRS는 손상징후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결합으로 취득한 영업권을 연 1회 손상검사하며(1036.10(2)), 검사는 영업권이 배분된 현금창출단위 단위로 수행한다. 매년 같은 시기라면 회계연도 중 어느 때라도 가능하되, 해당 회계연도 중 일어난 사업결합에서 취득한 영업권(의 일부나 전부)을 배분한 현금창출단위는 그 회계연도 말 전에 검사해야 한다(1036.96).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여기서도 일반 원칙대로 자산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을 때만 회수가능액을 추정한다(20.13).

영업권을 손상검사 단위(현금창출단위)에 배분하는 절차 자체는 두 기준이 같다(1036.80, 20.18). 다만 배분 완료의 유예에서 갈린다. K-IFRS는 사업결합을 한 회계연도에 배분을 끝내지 못하면 취득일 다음에 처음 시작되는 회계연도 말 이전까지 최초 배분을 끝마치도록 유예를 둔다(1036.84). 일반기업회계기준에는 이러한 배분 완료 유예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다.

2. 손상 '징후'를 어떻게 보는가 ― 거의 같은 목록, 세 개의 차이

손상검사의 방아쇠가 '징후'라면, 그 징후를 어떤 정보에서 읽어내는지가 다음 관건이다. 두 기준은 최소한 고려해야 할 징후를 열거하는데(1036.12, 20.7), 목록을 나란히 놓고 보면 대부분이 사실상 일치한다.

외부정보 쪽에서 자산가치의 유의적 하락, 기술·시장·경제·법률 환경의 불리한 변화, 시장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회수가능액 감소는 양 기준이 모두 같은 취지로 규정한다(1036.12(1)~(3), 20.7(1)~(3)). 내부정보 쪽에서도 자산의 진부화·물리적 손상, 사용 범위·방법의 불리한 변화, 내부보고에서 확인되는 경제적 성과 미달이 모두 대응된다(1036.12(5)~(7), 20.7(4)~(6)). 즉 징후 판단의 골격은 두 기준이 공유한다.

차이는 정확히 세 항목에 있다. 둘은 K-IFRS에만, 하나는 일반기업회계기준에만 있다.

(K-IFRS에만) 순자산 장부금액 > 시가총액. K-IFRS는 외부정보원천 징후로 기업의 순자산 장부금액이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경우를 추가로 든다(1036.12(4)). 시장이 매긴 기업 가치가 장부가 아래로 내려간 상태를 손상의 신호로 보는 것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의 외부정보 목록에는 이 항목이 없다.

(K-IFRS에만) 종속·공동·관계기업 배당금 관련 징후. K-IFRS는 별도재무제표상 투자의 장부금액이 연결재무제표상 관련 영업권을 포함한 피투자자 순자산의 장부금액을 초과하거나, 배당이 선언된 기간에 배당금이 해당 종속·공동·관계기업의 총포괄이익을 초과하는 경우를 징후로 명시한다(1036.12(8)). 일반기업회계기준에는 대응 규정이 없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만) 영업손실·순현금 유출의 지속. 반대로 일반기업회계기준은 해당 자산으로부터 영업손실이나 순현금의 유출이 발생하고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를 별도의 징후로 둔다(20.7(7)). 내부보고상 경제적 성과 미달(20.7(6))과 별개로 손실·현금유출의 지속성을 또렷이 명문화한 것으로, K-IFRS 제1036호의 징후 목록에는 이와 같은 항목이 없다.

결국 양 기준의 징후 목록은 비대칭이라기보다 거의 겹치되 가장자리에서만 다르다. K-IFRS는 외부 시장정보(시가총액)와 투자·배당 관련 징후를 한 발 더 명문화했고,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지속적 영업손실·순현금 유출이라는 내부 신호를 추가로 적시했다.

3. 손상차손을 '어떻게' 인식·측정하는가 ― 단일 비교인가, 유형자산 예외인가

마지막 차이는 손상차손을 인식하는 비교 구조 자체에 있다.

K-IFRS는 단순하다.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치지 못하면 장부금액을 회수가능액으로 감액하고, 그 감소금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1036.59). 즉 장부금액과 회수가능액을 비교해 손상 인식 여부를 판단하고, 손상차손도 그 둘의 차이로 측정하는 단일 구조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원칙은 같되 유형자산에 예외를 둔다. 원칙적으로는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중요하게 미달하는 경우 장부금액을 회수가능액으로 조정하고 그 차액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20.8). 그러나 유형자산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① 20.7의 손상징후가 있다고 판단되고, ② 그 유형자산(개별 자산 또는 유형자산만으로 구성된 현금창출단위 포함)의 사용 및 처분으로부터 기대되는 미래현금흐름총액의 추정액(할인 전 금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 비로소 손상차손을 인식한다(20.9). 회수가능액 추정을 규정한 문단도 유형자산에 대해서는 이 20.9 요건을 명시적으로 전제한다(20.13).

이 '할인 전' 한 단어가 실무적으로 결정적이다. 유형자산의 손상 인식 여부를 거르는 2차 관문이 할인하지 않은 미래현금흐름 총액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단 손상을 인식하기로 결정한 뒤의 측정은 K-IFRS와 마찬가지로 장부금액을 회수가능액으로 조정해 그 차액으로 한다. 결국 일반기업회계기준의 유형자산 손상은 손상징후와 할인 전 현금흐름 총액으로 인식 여부를 거르고, 인식이 결정되면 회수가능액으로 금액을 측정하는 구조인 셈이다.

정리하며

세 갈래의 차이는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K-IFRS는 자산손상을 더 자주, 더 민감하게 들여다보도록 설계되어 있고, 일반기업회계기준은 그 부담을 덜어둔 구조다.

검사 시점에서 K-IFRS는 비한정 무형자산·미사용 무형자산·영업권에 대해 징후와 무관하게 매년 손상검사를 강제한다. 손상이 발생했는데도 징후를 늦게 알아채는 일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장치다.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이들 자산을 포함해 전적으로 징후 기반으로 운영되므로, 검사 의무가 촉발되는 시점 자체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인식 구조에서도 마찬가지다. K-IFRS의 회수가능액은 할인을 반영한 금액이므로 장부금액과의 비교가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작동한다. 반면 일반기업회계기준의 유형자산은 할인 전 미래현금흐름 총액이라는, 통상 더 큰 숫자를 1차 관문으로 두기 때문에 손상 인식의 문턱이 더 높다.

비상장 중소기업이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출발해 향후 K-IFRS 전환을 검토하는 국면이라면, 이 차이는 단순한 회계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손상이 한꺼번에 드러나는 시점의 문제가 된다. 그동안 징후가 없다는 이유로 검사하지 않았던 영업권과 비한정 무형자산, 할인 전 현금흐름이라는 완충 덕분에 인식을 미뤄온 유형자산이, 전환과 동시에 매년 의무 검사와 할인 후 비교라는 더 촘촘한 그물 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두 기준의 자산손상 규정을 나란히 읽어둘 실익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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