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거래처 밥값이 전액 비용 처리된다고 생각했다.

탁현우읽는 시간 6
거래처 밥값이 전액 비용 처리된다고 생각했다.

들어가며

영업에 적극적인 스타트업 J사 대표는 거래처 미팅, 투자자 식사, 파트너사 접대에 아낌없이 쓰셨습니다. 법인카드로 결제했고, 영수증도 챙겼습니다. "다 비용 처리가 되겠지"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연말 결산 때 회계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대표님, 올해 기업업무추진비가 한도를 많이 초과했습니다. 초과분은 손금불산입 처리됩니다."

J사의 연간 기업업무추진비 지출은 4천만 원이었는데, 세법상 인정되는 한도는 훨씬 낮았습니다. 초과분은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아 법인세 과세소득이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더 황당했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한 건에 3만 원이 넘는 기업업무추진비는 반드시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세금계산서 등 적격증빙을 받아야 하는데, 개인카드로 결제한 건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금액은 한도와 무관하게 전액 손금불산입됐습니다.

기업업무추진비(구 접대비)란 무엇인가

세법상 기업업무추진비는 사업과 관련해 거래처, 고객, 투자자 등을 접대하거나 교제하는 데 쓴 비용입니다. 식사, 선물, 골프, 경조사비 등이 대표적입니다.

기업업무추진비는 복리후생비, 광고선전비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 복리후생비: 임직원을 위한 지출. 직원 회식, 직원 선물 등이 해당합니다.
  • 광고선전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홍보 지출. 달력, 수첩 등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물품이 해당합니다.
  • 기업업무추진비: 특정 거래처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지출.

같은 식사비라도 직원 회식이면 복리후생비, 거래처 식사면 기업업무추진비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 구분을 잘못하면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업무추진비 손금 인정의 두 가지 요건

기업업무추진비가 법인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합니다. 이 요건은 개인사업자의 필요경비 인정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소득세법 제35조, 법인세법 제25조).

① 적격증빙 요건

1건당 3만 원을 초과하는 기업업무추진비는 반드시 다음 중 하나로 결제하거나 증빙을 수취해야 합니다(법인세법 제25조 제2항, 법인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 법인 명의 신용카드·직불카드(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용 신용카드)
  • 세금계산서 또는 계산서
  • 현금영수증
  • 원천징수영수증(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자로부터 용역을 제공받은 경우)

개인카드로 결제하거나 간이영수증만 받은 경우, 한도 내 금액이라도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적격증빙 요건은 한도와 별개로 적용되는 선행 조건입니다.

단, 경조사비는 건당 20만 원까지는 적격증빙 없이도 손금으로 인정됩니다. 20만 원을 초과하는 경조사비는 적격증빙을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1호).

② 한도 요건

적격증빙을 갖췄더라도 연간 기업업무추진비 총액이 세법상 한도를 초과하면 초과분은 손금불산입됩니다.

한도는 기본한도와 수입금액(매출)별 한도를 합산해 계산합니다(법인세법 제25조 제4항).

기본한도

구분 기본한도 일반법인 연 1,200만 원 중소기업 연 3,600만 원

(사업연도가 1년 미만인 경우 월할 계산)

수입금액별 한도

수입금액 구간 적용 비율 100억 원 이하 0.3% 100억 원 초과 ~ 500억 원 이하 3,000만 원 + (수입금액 − 100억 원) × 0.2% 500억 원 초과 1억 1,000만 원 + (수입금액 − 500억 원) × 0.03%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수입금액에 대해서는 위 비율을 적용한 금액의 10%만 한도로 인정됩니다.

예시: 연 매출 50억 원인 중소기업의 경우, 기본한도 3,600만 원 + 수입금액별 한도 1,500만 원(50억 × 0.3%) = 연간 5,100만 원까지 손금 인정.

한도 초과 시 어떻게 되나

한도를 초과한 기업업무추진비는 손금불산입되어 법인세 과세소득에 다시 더해집니다. 비용으로 쓴 돈인데 세금 계산에서는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적격증빙 없이 지출한 기업업무추진비는 한도 계산에도 포함되지 않고 전액 손금불산입됩니다. 적격증빙 미비와 한도 초과, 이중으로 불이익을 받는 셈입니다.

기업업무추진비로 자주 하는 실수

① 개인카드로 거래처 식사를 결제한다

급하게 결제하다 보면 개인카드를 쓰는 경우가 생깁니다. 3만 원을 초과하는 지출은 반드시 법인카드(개인의 경우 사업용 신용카드)로 결제해야 손금으로 인정됩니다. 나중에 경비 정산을 하더라도 적격증빙 요건은 충족되지 않습니다.

② 직원 회식을 기업업무추진비로 처리한다

직원 회식은 복리후생비입니다. 기업업무추진비 한도가 빠듯한 상황에서 직원 회식까지 기업업무추진비로 몰아 처리하면 한도를 더 빨리 소진합니다. 지출 성격에 맞게 계정과목을 구분해야 합니다.

③ 경조사비 20만 원 기준을 모른다

거래처 임직원의 경조사에 지출한 금액도 기업업무추진비에 해당합니다. 건당 20만 원까지는 적격증빙 없이도 손금으로 인정되지만, 2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반드시 법인카드 등 적격증빙을 갖춰야 합니다. 현금으로 고액을 지출하고 청첩장만 보관하는 경우 초과분이 손금불산입될 수 있습니다.

④ 기업업무추진비 지출을 연말에 몰아 쓴다

한도가 남아 있다고 해서 연말에 몰아서 지출하는 것은 세무조사에서 이상 신호로 보일 수 있습니다. 기업업무추진비는 실제 사업 목적에 따라 지출하고 증빙을 갖추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 거래처 관련 지출 중 3만 원을 초과하는 건은 반드시 법인카드(개인의 경우 사업용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원칙을 세웁니다.
  • 경조사비는 건당 20만 원 초과 여부를 확인하고, 초과분은 적격증빙을 반드시 수취합니다.
  • 월별로 기업업무추진비 누적 금액을 확인해 한도 소진 속도를 관리합니다.
  • 직원 회식, 광고선전비, 기업업무추진비를 처음부터 구분해 처리합니다.
  • 연간 매출 규모에 따른 기업업무추진비 한도를 회계사와 미리 파악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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