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 슈퍼카, 이제는 더 이상 절세 수단이 아닙니다
국세청장이 직접 엑스(X)에 글을 올렸습니다. "일부 자산가들이 법인 자금으로 초고가 한정판 슈퍼카를 구입하고, 가족 외출·골프 등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며 이를 회사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
국세청장이 개인 SNS를 통해 특정 탈세 유형을 공개 경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그만큼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업무용승용차 규정, 원래 이렇게 생겼습니다
법인이 승용차를 구입하거나 리스하면 그 비용을 회사 경비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제한 없이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해주지는 않습니다. 2016년부터 시행된 법인세법 제27조의 2가 그 한도와 요건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업무전용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임직원이나 계약에 따라 법인 업무를 위해 운전하는 사람만 보상하는 보험입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50조의 2 제4항 제1호).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관련 비용 전액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지인도 운전할 수 있도록 설정된 일반 자동차보험으로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둘째, 운행기록을 작성·비치해야 합니다.
어디서 어디로, 어떤 업무 목적으로 이동했는지 기록해두어야 합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50조의 2 제6항). 관련 비용은 총 주행거리 중 업무용 주행거리 비율만큼만 손금으로 인정합니다. 운행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는 연간 관련 비용이 1,500만 원 이하이면 전액을, 초과하면 1,500만 원만 인정합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50조의 2 제7항).
셋째, 감가상각비와 처분손실에는 연간 800만 원 한도가 있습니다.
업무용 사용금액 중 감가상각비(또는 리스료 중 감가상각비 상당액)가 연간 800만 원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은 해당 연도에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고 다음 연도로 이월됩니다(법인세법 제27조의 2 제3항). 차량을 팔 때 생기는 손실도 마찬가지로 연간 800만 원 초과분은 이월 처리합니다(법인세법 제27조의 2 제4항).
참고로 내용연수는 5년, 상각방법은 정액법으로 강제 적용됩니다(법인세법 시행령 제50조의 2 제3항). 5억짜리 차라면 매년 1억 원씩 감가상각이 발생하는데, 그 중 손금으로 인정되는 건 800만 원뿐입니다. 나머지는 이듬해, 또 그 이듬해로 쌓이게 됩니다.
8,000만 원 이상이면 연두색 번호판이 붙습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요건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취득가액이 8,000만 원 이상인 법인 소유 승용차에는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합니다. 근거는 국토교통부 고시인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이며, 세법 쪽으로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50조의 2 제4항이 이를 손금 인정 요건으로 연결합니다.
해당 조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해당 업무용승용차에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부착하지 않은 경우에는 영(0)원으로 한다." 번호판을 달지 않으면 업무사용금액이 0원, 즉 감가상각비든 유류비든 보험료든 관련 비용 전액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적용 대상은 법인이 직접 구입한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의 승용차, 그리고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리스(시설대여) 차량입니다. 렌트 차량은 대여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에 한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기준이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가액이라는 것입니다. 판매가격이 8,000만 원이어도 부가세를 빼면 약 7,273만 원이 되므로 대상이 아닙니다. 역산하면 실질적으로 판매가격 기준 약 8,800만 원 이상인 차량부터 해당됩니다. 다만 제조사 할인이 적용된 경우에는 그 낮아진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024년 1월 1일 이전에 이미 등록한 차량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습니다.
"절세"라고 알려진 것들이 실제로는 이렇습니다
법인차 비용 처리가 절세 수단으로 알려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면 기대만큼 유리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3억 원짜리 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연간 감가상각비는 6,000만 원이지만, 손금으로 인정받는 금액은 800만 원이 상한입니다. 나머지 5,200만 원은 이후 연도로 넘어갑니다. 업무사용비율이 80%라면 실제로 인정되는 금액은 640만 원입니다. 법인세율 22%를 적용하면 절감되는 세금은 연간 약 141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보험료, 유지비, 관리 부담은 고스란히 발생합니다.
"법인차 사면 세금이 줄어든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만, 그 혜택이 생각보다 제한적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경고가 의미하는 것
국세청이 이번에 지목한 건 단순히 고가 차량을 산 법인이 아닙니다. 요건을 갖춘 척하면서 실제로는 사주 일가가 개인 용도로 쓰는 경우, 즉 형식과 실질이 다른 경우입니다.
업무전용자동차보험에 가입은 했지만 가족이 실제로 운전하거나, 운행기록을 작성하기는 했지만 내용이 허술하거나, 골프장·리조트 방문을 업무로 기재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연두색 번호판은 도로에서 바로 식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저 차는 법인 차량입니다"라는 사실이 공개되는 순간, 사적 사용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함께 따라붙습니다.
국세청은 현재 고가 법인차량의 취득·운행·비용처리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량 등록 데이터, 보험 가입 내역, 운행기록과 신고 비용 간의 정합성을 들여다보는 작업입니다. 슈퍼카처럼 눈에 띄는 차량은 이미 분석 대상에 올라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정리하자면
법인 명의 차량은 요건을 제대로 갖추면 일정 범위에서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요건은 이제 네 가지입니다. 연두색 번호판 부착, 업무전용자동차보험 가입, 운행기록 작성, 실제 업무 사용. 이 네 가지가 모두 실질적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형식만 있고 실질이 없다면, 단순한 세무조정 수준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세청장이 직접 나서서 경고를 한 시점에 아직도 사적 사용 차량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리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