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관계 거래의 조정 — 이전가격·과소자본·CFC (국제조세 실무 시리즈 ②)
시리즈 1편이 ‘지급하는 순간’ 걸리는 원천징수와 부가세였다면, 이번 편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가격’과 ’구조’를 국가가 다시 계산하는 세 가지 제도를 다룹니다. 이전가격은 거래가격을, 과소자본은 자본과 차입의 비율을, CFC는 저세율국 유보소득을 각각 재구성합니다. 국제조세 세무조사의 사실상 중심축입니다.
특수관계 거래는 ’얼마에 했는가’가 아니라 ’정상가격이면 얼마였을까’로 다시 계산됩니다.
1. 이전가격 세제 (Transfer Pricing)
이전가격 세제는 거주자와 국외특수관계인 간 국제거래의 가격이 정상가격과 다를 때, 과세당국이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거주자의 과세표준·세액을 결정·경정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출발점은 네 가지 정의입니다. 국제거래, 특수관계, 국외특수관계인, 그리고 정상가격입니다.
[법령] 국조법 제2조 — 핵심 정의
- 국제거래: 거래 당사자 중 어느 한쪽 이상이 비거주자·외국법인인 거래로서, 유·무형자산의 매매·임대차, 용역 제공, 금전 대차 등 손익·자산에 관련된 모든 거래(법 제2조제1항제1호).
- 특수관계: 일방이 타방의 의결권주식 50% 이상을 직접·간접 보유하거나, 제3자가 양쪽의 50% 이상을 각각 보유하거나, 공통의 이해관계 아래 사업방침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관계(법 제2조제1항제3호, 시행령 제2조).
- 정상가격(Arm’s Length Price): 특수관계 없는 자와의 통상적 거래에서 적용하거나 적용할 것으로 판단되는 가격(법 제2조제1항제5호).
[예시] 특수관계 판정 (가상의 예시)
- 지분율로 성립: 한국 모회사 A가 싱가포르 자회사 B의 지분 60%를 보유 → 50% 이상 직접보유로 특수관계 성립. A-B 간 제품 거래는 이전가격 대상입니다.
- 지분율 미달이라도 성립 가능: A와 B가 각각 지분 30%인데 동일 개인주주 C가 A 40%·B 40%를 보유하는 경우, 지분율만으로는 50%에 미달하나 C가 양쪽 사업방침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면 특수관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지분율 미달’만 보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정상가격 산출방법 5가지
국조법 제8조는 다섯 가지 방법과 ’그 밖의 방법’을 규정하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하도록 합니다(최선의 방법 원칙). 전통적 거래방법(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 CUP, 재판매가격법 RP, 원가가산법 CP)과 거래이익방법(거래순이익률법 TNMM, 이익분할법 PS)으로 나뉩니다.
[예시] TNMM 적용 — 단순 제조 자회사 (가상의 예시)
한국 모회사가 베트남 제조 자회사에 원재료를 공급하고 완제품을 되사오는 구조입니다. 베트남 자회사가 핵심 무형자산 없이 단순 제조 기능만 수행한다면, 그 자회사의 영업이익률(예: 총원가 대비 순이익률)이 비교대상기업의 정상범위(사분위 IQR) 내에 있는지로 검증합니다. 범위를 벗어나면 중위값 등으로 조정과세합니다.
특수 거래에는 별도의 정상가격 기준이 적용됩니다. 저부가가치 그룹내 용역은 원가+5% 등 간편법을 활용할 수 있고, 무형자산은 법적 소유가 아니라 DEMPE(개발·향상·유지·보호·활용) 기여에 따라 소득이 귀속됩니다. 금전대차는 신용등급·통화·만기를 반영한 정상이자율로, 공동 무형자산 개발은 원가분담약정(CCA)으로 다룹니다.
[출처] 국조법 제6조·제7조·제8조·제9조·제12조·제13조 · 시행령 제5조~제25조. 특수거래: 시행령 제11조·제11조의2·제12조·제13조·제17조~제20조
문서화 3종 세트와 규모기준
이전가격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문서화입니다. 규모기준에 따라 통합기업보고서(Master File)·개별기업보고서(Local File)·국가별보고서(CbCR)를 제출하고, 규모와 무관하게 국제거래가 있으면 국제거래명세서 등을 제출합니다.
| 문서 | 제출대상(규모기준) | 근거 |
|---|---|---|
| Master / Local File | 매출 1,000억원 초과 그리고 국제거래 500억원 초과 (AND) | 국조법 §16 |
| 국가별보고서(CbCR) | 연결매출 1조원 초과 | 국조법 §16 |
| 국제거래명세서 등 | 규모 무관, 국제거래가 있으면 (소액면제 별도) | 시행령 §36 |
[실무 포인트] Master/Local File 트리거는 ‘AND’ 조건입니다. 매출 1,000억원 초과 그리고 국제거래 500억원 초과를 동시에 넘어야 대상입니다. 하나만 넘으면 대상이 아닙니다. 반면 CbCR은 연결매출 1조원 초과 기준으로 별개입니다. 규모 스크리닝을 매년 결산 시 자동화해 두면 누락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성실히 자료를 제출하고 합리적 판단에 따랐다면 과소신고가산세를 면제하는 특례가 있습니다(법 제17조). 반대로 자료제출의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법 제87조), 자료 미제출 시 과세당국은 유사 사업자 자료로 정상가격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법 제16조제7항). 사전에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과세당국과 합의하는 APA(사전승인) 제도로 리스크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법 제14조·제15조).
[출처] 국조법 제14조~제17조·제87조 · 시행령 제26조~제36조·제144조
2. 국외지배주주 이자 — 과소자본(Thin Capitalization)
외국계 기업이 국내 자회사에 자본 대신 ‘차입’ 형태로 자금을 넣으면, 지급이자가 손금이 되어 국내 과세소득을 줄입니다. 이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국조법은 세 겹의 손금불산입 장치를 둡니다.
2배 룰 — 출자금액 대비 과다차입금 (국조법 제22조)
내국법인(외국법인 국내사업장 포함)이 국외지배주주로부터 차입한 금액(특수관계인·지급보증에 의한 차입 포함)이 그 국외지배주주 출자금액의 2배를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한 지급이자·할인료는 손금불산입되고 배당 또는 기타사외유출로 처분됩니다. 업종별로 배수가 달라 금융업은 6배를 적용합니다.
[예시] 2배 룰 계산 (가상의 예시)
- 국외모회사 출자금액 100, 국외모회사(및 보증) 차입금 300, 차입금 이자율 10%인 경우.
- 기준초과 차입금 = 300 − (100 × 2) = 100
- 초과분 100에 대한 지급이자 10(= 100 × 10%)이 손금불산입되어 배당으로 처분됩니다. 배당으로 처분되므로 배당 원천징수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원천징수분은 제22조제5항으로 상계조정).
30% 룰 — 소득 대비 과다지급이자 (국조법 제24조)
BEPS 권고(Action 4)를 반영한 규정입니다. 내국법인이 국외특수관계인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의 순이자비용(지급이자 − 수취이자)이 조정소득금액(세무상 EBITDA)의 30%를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손금불산입하고 기타사외유출로 처분합니다. 금융업 등은 적용에서 제외됩니다.
[실무 포인트] 적용순서(법 제26조)가 핵심입니다. 2배 룰(제22조)과 30% 룰(제24조)이 동시에 적용되면 손금불산입액이 더 큰 규정을 적용합니다(이중 손금불산입 방지). 혼성금융상품(제25조)까지 겹치면 시행령 제60조의2의 순서를 따릅니다.
세 번째 장치인 혼성금융상품 규정은, 한 나라에서는 이자(손금)로, 상대국에서는 배당(비과세)으로 취급되는 상품을 이용한 이중비과세를 차단합니다. 상대국에서 적정기간 내에 과세되지 않은 금액에 대응하는 지급이자를 손금불산입합니다.
[출처] 국조법 제22조·제24조·제25조·제26조 · 시행령 제45조~제60조의2
3.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배당간주 (CFC)
저세율국에 자회사를 두고 이익을 배당하지 않은 채 유보하면 국내 과세가 이연됩니다. CFC 세제는 이를 차단하여, 실제 배당이 없어도 유보소득 중 내국인 귀속분을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해 과세합니다.
[법령] 국조법 제27조·제28조 — 특정외국법인 판정
- 저세율 요건: 소재지국 실제부담세액이 ‘실제발생소득 × 법인세 최고세율의 70%’ 이하일 것(법 제27조제1항). 종전 실무에서 ’실효세율 약 15% 이하’로 통용되었으나, 현행은 고정 15%가 아니라 최고세율에 연동됩니다. 적용 사업연도의 최고세율을 확인해 판정해야 합니다.
- 지분 요건: 발행주식총수·출자총액의 10% 이상을 직접·간접(특수관계인 포함)으로 보유한 내국인에게 적용(법 제27조제2항).
- 소액면제: 각 사업연도 말 실제발생소득이 2억원 이하이면 합산과세하지 않습니다(법 제28조제1호).
[예시] 홍콩 페이퍼컴퍼니 (가상의 예시)
한국 개인이 홍콩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홍콩 법인은 이자·배당 등 수동소득만 있으며 실효세율이 8%인 경우입니다. 저세율(최고세율의 70% 이하) + 지분 10% 이상 + 실제발생소득 2억원 초과 → 특정외국법인에 해당합니다. 배당하지 않아도 배당가능유보소득 중 귀속분이 배당간주로 과세됩니다. 다만 소재지국에서 실질사업을 영위하면 적용 배제를 검토합니다(법 제28조).
특정외국법인이라도 소재지국에서 고정시설을 갖추고 실질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 원칙적으로 합산과세를 배제합니다(법 제28조). 다만 도매·금융·임대 등 수동소득 비중이 높으면 배제가 제한되어 예외적으로 다시 적용됩니다(법 제29조). 배당간주금액은 배당가능유보소득에 내국인 보유비율을 곱해 산출하고(법 제30조), 특정외국법인 사업연도 종료일의 다음 날부터 60일이 되는 날이 속하는 내국인 과세연도의 익금으로 귀속됩니다(법 제31조). 이미 배당간주된 금액은 나중에 실제 배당해도 익금불산입됩니다(법 제32조).
[출처] 국조법 제27조~제33조 · 시행령 제61조~제69조. 기준율은 법인세법 제55조의 최고세율에 연동
국제조세 실무 시리즈
- ① 지급할 때 걸리는 것들 — 원천징수와 부가세
- ② 특수관계 거래의 조정 — 이전가격·과소자본·CFC (현재 글)
- ③ 결산·신고와 별도 신고의무 — 외국납부세액공제·해외자산 신고·글로벌최저한세
[주의] 본 칼럼은 실무 학습·검토의 출발점을 제시하는 자료이며,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적용 조세조약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자문 시에는 해당 시점의 법령·예규·판례를 반드시 재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준 법령: 국조법(법률 제21215호, 2026. 1. 1. 시행) 등, 작성 기준일 2026. 7. 7.
Orbis Finance
이전가격·과소자본·CFC는 규모기준 스크리닝·문서화·손금불산입 계산·배당간주 판정이 결산과 세무조사에서 동시에 문제되는 영역입니다. 관계사 거래의 정상가격 검토나 이전가격 문서화(Local/Master File) 대행이 필요하시다면, Orbis Finance가 규모기준 진단부터 함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