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이 국경을 넘는 순간, 지급할 때 걸리는 것들 (국제조세 실무 시리즈 ①)
국제조세 실무의 핵심 명제는 하나입니다. “돈이 국경을 넘을 때마다 원천징수·부가세·신고의무가 따라붙는다”는 것입니다. 이 시리즈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조법)을 축으로, 거래 흐름을 세 층위로 나누어 정리합니다. 첫 편은 가장 사고가 잦은 지점, 즉 비거주자·외국법인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순간’에 걸리는 원천징수와 부가가치세를 다룹니다.
’조약을 안 봤다’가 곧 과대·과소 원천징수로 이어집니다.
들어가며 — 국조법의 자리부터 잡는다
국조법은 국제거래에 관한 조세의 조정을 규율하는 특별법으로, 국세·지방세에 관한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됩니다(국조법 제4조제1항). 그리고 조세조약이 있으면 국내세법에 우선하여 제한세율과 과세권 배분을 정합니다(국조법 제5조). 다만 실무는 국조법만으로 완결되지 않습니다. 지급 단계의 원천징수는 법인세법·소득세법이, 부가세는 부가가치세법이 함께 맞물립니다.
고객을 만나면 가장 먼저 세 가지를 물어야 합니다. 거래가 인바운드(국내로 들어오는 지급)인지 아웃바운드인지, 상대방이 조약 체결국 거주자인지, 그리고 특수관계가 있는지입니다. 이 편에서는 그중 인바운드 지급에 집중합니다.
[법령] 기준 프레임 — 지급 시점 접근 순서
1. 소득유형 판정 (사용료냐 사업소득이냐 등)
2. 국내 원천징수세율 확인 (법인세법 제98조① / 소득세법 제156조①)
3. 조약 제한세율과 비교하여 낮은 세율 적용 (국조법 제5조)
4. 지급 전 서류 구비 (거주자증명서·제한세율 적용신청서)
1. 비거주자·외국법인 국내원천소득 원천징수
소득유형별 판정과 세율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은 법인세법 제93조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은 소득세법 제119조가 유형을 열거합니다. 국내사업장(PE)이 없거나 사업장에 귀속되지 않는 소득은 지급 시 완납적 원천징수로 과세가 종결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소득분) 10%가 별도 부가되므로, 실효 원천징수 부담은 아래 국내세율의 1.1배가 됩니다.
| 소득유형 | 국내세율(법인세법 §98①) | 실효세율(지방세 포함) |
|---|---|---|
| 배당소득 | 20% | 22% |
| 이자소득 | 20% (채권이자 14%) | 22% / 15.4% |
| 사용료소득 | 20% | 22% |
| 인적용역·기타 | 유형별 상이 | 세율×1.1 |
조약 체결국 거주자에게 지급할 때는 위 국내세율과 조약 제한세율 중 낮은 세율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배당은 한·미 조약이 지분율에 따라 10%/15%, 한·중 조약이 5%/10%로 다르고, 사용료는 조약별로 상당한 편차가 있습니다. 조약 확인을 건너뛰면 과대·과소 원천징수로 직결됩니다.
[출처] 법인세법 제93조·제98조① · 소득세법 제119조·제156조① · 국조법 제5조. 각 원천징수세액의 10%가 지방소득세로 별도 특별징수
사용료냐 사업소득이냐 — 소프트웨어 로열티 판정
실무 최다 분쟁 지점입니다. 동일한 소프트웨어 대가라도 ’사용료’로 보면 원천징수 대상이고, ’사업소득’으로 보면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는 한 조약상 과세되지 않아 원천징수가 없습니다. 판정 기준은 대가의 실질이 저작권 등 권리의 사용인지, 아니면 복제품(제품)의 단순 취득·사용인지입니다.
OECD 모델조약 제12조 주석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의 복제 대가는 사용료가 아니라고 봅니다. 따라서 계약서상 권리 부여 범위(복제·수정·재배포·2차적저작물 작성권 유무)를 문언으로 확인해 판정하고, 애매하면 조약 정의를 우선 적용합니다.
[예시] SaaS·클라우드 구독료 판정 (가상의 예시)
- 사업소득으로 보는 경우: 해외 SaaS를 국내법인이 ’이용’만 하고 소스·복제권이 없는 경우 → 통상 사업소득(서비스). PE가 없으면 원천징수가 없습니다. 단, 부가세 대리납부 또는 간편사업자 부가세는 별도 검토 대상입니다.
- 사용료로 보는 경우: 해외 개발사로부터 소스코드 커스터마이징·재배포권을 받고 지급하는 경우 → 저작권 사용대가 = 사용료 → 원천징수 대상입니다.
[출처] OECD 모델조세협약 제12조 및 주석 · 개별 조세조약의 사용료 정의 · 법인세법 제93조제8호 · 국조법 제5조
실질귀속자(수익적 소유자)와 제한세율 적용 절차
조약상 감면·제한세율을 적용하려면 소득의 실질귀속자(Beneficial Owner)가 조약 체결국의 거주자여야 합니다. 명의만 조약국 도관회사(Conduit)이고 실질귀속자가 제3국에 있으면 조약 혜택이 부인되고, 지급자에게 원천징수 누락에 따른 본세와 가산세가 부과됩니다. 그래서 지급 전에 서류를 확보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실무 포인트] ’일단 감면하고 서류는 나중에’가 가장 위험합니다. 서류 없이 감면 적용 후 실질귀속자가 부인되면 본세에 원천징수납부불성실가산세까지 더해집니다. 지급 전 거주자증명서(CoR)·제한세율 적용신청서 확보를 표준 절차로 두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라살레·TMW·론스타 등 사건에서 조약 남용·도관회사에 대해 실질귀속자를 따져 조약 혜택을 부인하거나 인정하는 법리를 형성해 왔습니다. 최근 조약들은 주요목적기준(PPT)과 혜택제한(LOB) 조항을 두어 남용을 차단합니다.
[출처] 국조법 제41조(거주자증명서) · 법인세법 제98조의4~제98조의6 · 소득세법 제156조의2·제156조의4·제156조의6 · 국세기본법 제14조(실질과세)
2. 부가가치세 — 대리납부와 국외 전자적 용역
대리납부(Reverse Charge)
국외사업자로부터 용역 또는 권리(무형자산)를 공급받아 이를 과세사업에 사용하면 매입세액이 공제되므로 대체로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면세사업 등 매입세액이 공제되지 않는 용도에 사용하면, 공급받는 자가 그 부가가치세를 직접 대리납부해야 합니다. 이를 놓치면 부가세 본세와 가산세가 뒤늦게 추징됩니다.
[예시] 면세사업자의 해외 컨설팅 수입 (가상의 예시)
면세사업(예: 금융·의료)을 하는 국내법인이 해외 로펌의 자문용역(대가 1억원)을 제공받는 경우, 매입세액 불공제 용도에 해당하므로 공급받는 자가 10%(1천만원)를 대리납부해야 합니다. 예정·확정신고 시 대리납부 신고서를 함께 제출합니다.
[출처] 부가가치세법 제52조(대리납부)
국외 전자적 용역 — 간편사업자등록
구글·애플·AWS·어도비 등 국외사업자가 국내 소비자·사업자에게 공급하는 전자적 용역(앱·클라우드·광고 등)은 국외사업자가 간편사업자등록을 하고 부가세를 거래징수·납부하는 제도가 적용됩니다. 이 경우 인보이스에 부가세가 이미 붙어 오므로, 매입세액 공제 가능 여부(과세사업 관련성, 세금계산서·영수증 형식)를 구분해 처리해야 합니다.
[실무 포인트] 같은 ’해외 SaaS 구독료’라도 (a) 대리납부 대상인지, (b) 간편사업자등록분으로 부가세가 이미 붙어 오는지에 따라 회계·신고 처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보이스에 한국 부가세 표기와 간편사업자등록번호가 있는지부터 확인하십시오. 이미 부가세가 붙어 온 건에 대해 대리납부를 또 하면 이중 부담이 됩니다.
[출처] 부가가치세법 제53조의2(전자적 용역을 공급하는 국외사업자의 특례)
3. 지급 단계에서 함께 걸리는 것 — 이전가격 예고
특수관계 있는 해외 관계사에 지급(로열티·용역대가·이자 등)하는 경우, 그 ’가격’이 정상가격인지가 이전가격 세제와 직접 연결됩니다. 즉 지급 단계에서 원천징수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급액의 정상가격 적정성과 국외지배주주 이자라면 과소자본까지 동시에 스크리닝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시리즈 2편에서 상세히 다룹니다.
국제조세 실무 시리즈
- ① 지급할 때 걸리는 것들 — 원천징수와 부가세 (현재 글)
- ② 특수관계 거래의 조정 — 이전가격·과소자본·CFC
- ③ 결산·신고와 별도 신고의무 — 외국납부세액공제·해외자산 신고·글로벌최저한세
[주의] 본 칼럼은 실무 학습·검토의 출발점을 제시하는 자료이며,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와 적용 조세조약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신고·자문 시에는 해당 시점의 법령·예규·판례 및 적용 조약을 반드시 재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준 법령: 국조법(법률 제21215호, 2026. 1. 1. 시행) 등, 작성 기준일 2026. 7. 7.
Orbis Finance
국제거래 지급 단계는 소득유형 판정·조약 제한세율·실질귀속자 서류·부가세 대리납부가 한꺼번에 얽혀 사고가 가장 잦은 영역입니다. 해외 관계사·플랫폼에 대한 지급 구조를 점검하는 원천징수·조세조약 진단(Withholding & Treaty Health-check)이 필요하시다면, Orbis Finance가 지급 유형별 세율과 서류 구비까지 함께 점검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