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외국납부세액공제

이철민읽는 시간 5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외국납부세액공제

미국에 15%, 한국에 또 14%? — 개인도 챙겨야 할 외국납부세액공제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배당금액의 합계가 2천만원을 초과하고, 그 중에서 미국 ETF에서 배당을 받았는데, 미국에서 15%, 한국에서 또 14%를 떼면 결국 30% 가까이 세금으로 나가는 건가요?" 해외주식 투자가 보편화된 만큼 자주 듣게 되는 의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동일한 소득에 두 나라가 동시에 손을 대는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 우리 세법은 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를 두고 있고,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이 제도는 법인뿐 아니라 거주자인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법인 얘기 아니에요" —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유

외국납부세액공제의 근거 조항은 소득세법 제57조입니다. 조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거주자의 종합소득금액 또는 퇴직소득금액에 국외원천소득이 합산되어 있는 경우로서 그 국외원천소득에 대하여 외국에서 (…) 외국소득세액을 납부하였거나 납부할 것이 있을 때에는 (…) 외국소득세액을 해당 과세기간의 종합소득산출세액 또는 퇴직소득 산출세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소득세법 제57조 제1항)

조문의 주어가 "거주자"입니다. 처음부터 개인을 전제로 만들어진 규정이라는 의미입니다. 법인에게는 별도로 법인세법 제57조가 동일한 취지의 제도를 두고 있고, 두 조항은 형제 같은 관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결국 미국 ETF 배당에서 미국이 떼어 간 15%는, 한국 종합소득세 신고 시 산출세액에서 차감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만들어 줍니다.

"기납부세액과 뭐가 다른가요" — 가장 자주 혼동하는 지점

여기서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이 떼어 간 15%를, 한국 원천징수세액(기납부세액)처럼 결정세액에서 그냥 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두 항목은 본질이 다릅니다. 핵심은 "그 세금을 누가 받았느냐"입니다.

기납부세액은 한국 국세청이 이미 받아 둔 한국 국세를 정산하는 항목입니다. 국내 원천징수세액, 중간예납세액 같은 것들이죠. 한국 정부가 자기 곳간에 들어온 세금을 사후 정산하는 개념이라 한도 없이 전액 차감되고, 초과분은 즉시 환급됩니다.

반면 외국납부세액공제는 외국 정부가 받아 간 외국 소득세를 이중과세 조정 목적으로 한국 산출세액에서 빼주는 장치입니다. 미국이 떼간 15%는 IRS 국고로 들어간 것이지 한국 국세청이 받은 게 아닙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내가 받지 않은 세금을 무한정 깎아 줄 의무는 없다"는 게 자연스럽고, 그래서 한도가 붙고 초과분은 이월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기납부세액외국납부세액공제
받은 주체한국 국세청외국 과세당국
한도없음 (전액 차감)있음 (이중과세 조정 한도)
초과분 처리즉시 환급10년 이월공제

신고서 작성 시 두 항목을 혼동해서 미국 원천세를 "기납부세액" 칸에 넣어 버리면, 한도 검증 없이 전액 환급되는 결과가 되어 잘못된 신고가 됩니다. 자리를 정확히 분리해서 잡으셔야 합니다.

한도 계산과 10년 이월공제

그렇다면 한도는 어떻게 산정될까요. 소득세법 제57조 제1항은 다음 산식을 두고 있습니다.

공제한도금액 = 종합소득산출세액 × (국외원천소득 / 종합소득금액)

쉽게 풀면, "본인 종합소득 중 국외원천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만큼의 산출세액"이 공제 상한이 됩니다. 한국이 그 소득에 대해 매기는 세금을 한도로 깎아준다는 취지입니다.

한도를 초과한 외국납부세액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 제2항은 분명히 정해 두고 있습니다.

"(…) 그 초과하는 금액은 해당 과세기간의 다음 과세기간 개시일부터 10년 이내에 끝나는 과세기간(…)으로 이월하여 그 이월된 과세기간의 공제한도금액 내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소득세법 제57조 제2항)

당기에 다 못 쓴 외국납부세액은 10년간 이월공제가 가능합니다. 한 해에 못 챙긴다고 권리가 소멸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누락

최근 상담한 한 사례입니다. 미국 ETF에 분산투자해 온 개인 거주자분이었는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 해의 신고서를 살펴보니 외국납부세액공제 항목이 통째로 비어 있었습니다. 미국 측에서 이미 부담한 세액이 적지 않은 금액이었음에도, 한국 산출세액에서 한 번도 반영되지 못한 채 그대로 묻혀 있던 것입니다.

다행히 국세기본법 제45조의 2가 길을 열어 둡니다. 법정신고기한 경과 후 5년 이내라면 경정청구가 가능합니다. 한도 계산을 거치면 당기에서 환급받을 부분과 다음 연도로 이월할 부분이 동시에 정리되므로, 한 번의 검토로 두 해의 세부담을 함께 회복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분도 묻혀 있던 외국납부세액 상당액을 되찾아 가셨습니다.

마치며

해외주식 투자가 일상이 된 시대에, 외국납부세액공제 누락은 본인이 부담하지 않아도 될 세금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5년의 경정청구 기한이 살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정정 가능하고, 한도 초과분에는 10년 이월이라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묻힌 세금"이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보실 가치가 충분합니다.

Share𝕏

Direct Consultation

이 주제로 상담받고 싶으신가요?

이철민 회계사가 직접 답변드립니다.

상담 문의하기 →

Get Started

지금 상담을 시작하세요.

복잡한 회계·세무 이슈, 함께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