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스타트업 I사 대표는 창업 초기 사무실을 구하다가 부모님 소유 건물에 입주하기로 했다.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빌릴 수 있었고, 부모님도 흔쾌히 동의했다. 서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 뒤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법인이 시세보다 낮은 임차료를 내고 있었고, 그 차액이 부모님으로부터 법인이 이익을 받은 것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대로 부모님 입장에서는 시세대로 받았어야 할 임대료를 덜 받은 것이므로, 차액만큼 증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대표는 "가족끼리 한 거래인데 무슨 문제냐"고 했지만, 세법은 가족 간 거래라도 시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특수관계인이란 누구인가
세법에서 말하는 특수관계인은 단순히 가족만을 뜻하지 않는다.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에서 각각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다음이 포함된다.
- 대표이사의 친족(배우자, 부모, 자녀, 형제자매 등)
- 대표이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다른 법인
- 법인의 주요 주주와 그 친족
※ 특수관계인의 정확한 범위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거래 유형과 적용 세법에 따라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인 해당 여부는 회계사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 특수관계인 거래가 문제가 되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는 시가와 다른 조건으로 이루어지기 쉽다. 가족이니까 싸게 해준다거나, 계열사니까 편의를 봐준다거나. 세법은 이런 거래를 통해 세금을 줄이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시가 기준으로 재평가한다.
핵심 원칙은 하나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는 시가로 했어야 한다.
시가보다 낮게 받거나 높게 지급한 경우, 그 차액에 대해 세법상 추가 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
사무실 임대 거래에서 생기는 구체적인 문제
법인이 시가보다 낮은 임차료를 낸 경우
법인 입장에서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니 좋아 보이지만, 세무조사에서 거래의 실질과 시가 적정성을 검토받을 수 있다. 특수관계인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낮게 받은 차액이 증여로 볼 여지가 있어 증여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법인이 시가보다 높은 임차료를 낸 경우
반대로 법인이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높은 임차료를 지급한 경우, 초과분은 부당행위계산부인(법인세법 제52조)에 따라 손금불산입된다. 법인세 부담은 늘어나고, 특수관계인의 소득 신고 여부에 따라 추가 세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임대차 계약서가 없는 경우
가족 간 거래라서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가 없으면 거래 자체가 불분명해지고, 세무조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시가와의 차액이 어느 수준을 넘어야 세법상 문제가 되는지는 거래 유형과 금액에 따라 다르며,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법인세법 제52조)이 적용될 수 있다. 구체적인 판단은 회계사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이란
특수관계인 거래의 핵심 규정이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이다. 법인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법인세를 부당하게 줄인 경우, 세무서가 시가를 기준으로 거래를 재계산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특수관계인과 거래할 때 시가대로 하지 않으면 세무서가 시가대로 다시 계산한다"는 것이다.
특수관계인 거래 시 갖춰야 할 것들
특수관계인과 거래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 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한다. 가족 간 거래라도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 조건을 문서로 남긴다.
- 시가를 확인하고 기준으로 삼는다. 주변 시세나 감정평가 등을 통해 시가를 파악하고, 이를 기준으로 거래 조건을 설정한다.
- 임차료를 실제로 지급한다. 계약서만 있고 실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거래의 실질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 거래 내역을 장부에 정확히 반영한다. 특수관계인 거래는 세무조사에서 집중적으로 검토되는 항목이다.
사무실 외 자주 발생하는 특수관계인 거래
사무실 임대 외에도 스타트업에서 자주 생기는 특수관계인 거래 유형이 있다.
- 대표이사 배우자를 직원으로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경우
- 대표이사 또는 친족 소유 차량을 법인이 임차하는 경우
- 대표이사가 법인에 개인 자금을 빌려주거나 법인에서 빌리는 경우
이 거래들이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가 기준을 지키고, 계약서와 증빙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