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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계좌 5억, 6월의 마지막 숙제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신탁' 함정

이철민읽는 시간 7
해외계좌 5억, 6월의 마지막 숙제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신탁' 함정

매년 6월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 달입니다. 지난해 매월 말일 중 하루라도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5억 원을 넘겼다면, 이달 30일까지 신고해야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결이 다릅니다. 해외신탁이 신고 대상에 새로 들어왔고, 이쪽은 아예 '금액 기준이 없습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는 안심해도 되는지, 내 계좌가 대상인지, 마감 전에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계좌는 5억 원이 넘어야 신고지만,해외신탁은 금액과 상관없이 전부 신고입니다.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역외 탈세를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그 내역을 알리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가 있고, 매년 6월 1일부터 30일까지가 신고 기간입니다. 핵심은 '누가, 무엇을, 얼마부터' 신고하느냐인데, 올해는 여기에 해외신탁이라는 새 항목이 더해지면서 챙길 것이 늘었습니다.

누가 신고해야 하나 — 5억 원, 그리고 '매월 말일 중 하루'

신고 대상은 지난해 보유한 예금·적금·주식·채권·보험·가상자산 등 해외금융계좌 잔액의 합계액이,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 원을 넘긴 거주자와 내국법인입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말 잔액'이 아니라 '매월 말일 중 하루라도'라는 점입니다. 12월 31일에는 5억 원 아래로 내려가 있어도, 가령 7월 말에 하루 5억 원을 넘긴 적이 있다면 신고 대상입니다. 다른 하나는 계좌별이 아니라 '모든 해외계좌를 합산'한다는 점입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53조 · 시행령 제92조·제93조

해당 연도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의 해외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5억 원을 초과한 거주자·내국법인은, 다음 연도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신고해야 합니다. 거주자·내국법인 판정은 신고대상 연도 종료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잔액은 자산별로 매월 말일 종료시각 현재의 가액(현금은 잔액, 상장주식·채권은 수량 × 그날 최종가격, 집합투자증권은 기준가격, 보험은 납입금액 등)을 각각의 표시통화 환율로 환산해 더해 산출합니다. 거래실적이 없는 계좌나 연도 중 해지한 계좌도 그해 보유한 계좌라면 포함됩니다.

서학개미는 왜 신고 대상이 아닐까

미국 주식에 투자한 개인이라면 "나도 5억 원 넘으면 신고해야 하나"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보면,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주식을 보유한 서학개미는 신고 대상이 아닙니다. 신고 대상은 '해외에 개설된 금융계좌'인데, 국내 증권사 계좌로 미국 주식을 산 경우는 계좌 자체가 국내에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해외 현지 증권사나 해외 금융회사에 직접 계좌를 열어 보유한 경우라면 신고 대상이 됩니다. 같은 미국 주식이라도 '어디에 개설된 계좌로 들고 있느냐'가 갈림길입니다.

가상자산도 마찬가지 구조입니다. 본점이나 주사무소가 외국에 있고 사업의 실질적 관리장소도 국내에 있지 않은 국외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해 보유한 가상자산이 신고 대상입니다. 해외 거래소에 둔 코인은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올해의 변화 — 해외신탁은 '금액 기준이 없습니다'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해외신탁이 신고 대상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반드시 기억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해외신탁에는 해외금융계좌와 달리 '5억 원' 같은 금액 기준이 없습니다. 해외에 설정한 신탁이라면 금액과 무관하게 모두 신고해야 합니다.

국내 거주자는 지난해 연중 하루라도 해외신탁을 유지했다면, 내국법인은 직전 사업연도 중 하루라도 유지했다면 신탁명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그동안 계좌 잔액 5억 원 기준에만 신경 쓰던 분들이 가장 놓치기 쉬운 지점입니다. 안내 대상자가 지난해까지 1만 명대였다가 올해 크게 늘어 2만 7천 명(해외금융계좌 1만 8천 명, 해외신탁 9천 명)에 이른 것도 바로 이 신탁이 새로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내 계좌는 5억이 안 되니 괜찮다"가 아닙니다. 해외신탁이 있다면 금액과 무관하게 신고 대상입니다.

명의가 전부는 아니다 — 실질적 소유자와 공동명의

신고 의무는 계좌 명의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명의와 관계없이 그 계좌의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거나, 이자·배당 등 수익을 받거나, 처분 권한을 가지는 등 계좌를 사실상 관리하는 사람을 실질적 소유자로 보아 신고 의무를 지웁니다. 특히 내국인이 외국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 100%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한 경우에는 그 내국인을 실질적 소유자에 포함합니다(다만 그 외국법인이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을 맺고 시행하는 국가에 있는 경우는 제외). 공동명의계좌라면 각 공동명의자가 그 계좌 잔액 전부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보아 판단합니다.

스톡옵션과 관련한 부분도 짚어둘 만합니다. 거주자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국외주식을 보관하려고 해외 금융기관에 연 계좌, 또는 근로의 대가로 장래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주식·현금으로 받을 권리를 부여받아 해외계좌에 잔액으로 보유한 경우, 그 해외금융계좌도 신고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예시되어 있습니다. 해외 본사의 주식보상을 받는 임직원이라면 특히 살펴봐야 합니다.

신고에서 빠지는 계좌도 있습니다

모든 해외계좌가 합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순보험료가 위험보험료만으로 구성되는 보장성 보험계좌, 그리고 일정 요건을 모두 갖춘 해외퇴직연금계좌는 제외됩니다. 해외퇴직연금의 경우, 해당 국가에서 납입금 공제나 과세이연 같은 세제 혜택 대상일 것, 매년 그 나라 과세당국에 정보보고가 이루어질 것, 특정 퇴직연령·장애·사망 등 사유에만 인출이 허용되거나 조기 인출 시 불이익이 있을 것, 그리고 연간 납입금이 5천만 원 이내이거나 전체 납입금이 10억 원 이내로 제한될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제외됩니다.

안 하면 어떻게 되나 — 과태료, 그리고 그 너머

신고의무 위반이 적발되면 미신고하거나 과소신고한 금액의 10%가 과태료로 부과됩니다. 금액이 클수록 부담도 커지고, 해외금융계좌의 경우 미신고·과소신고가 50억 원을 넘으면 형사처벌과 명단공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신고 중요자료를 제보하면 최대 20억 원, 해외신탁을 통한 조세탈루 등 구체적 탈세 정보를 제공하면 최대 40억 원의 포상금이 걸려 있습니다. 안 들키면 그만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입니다.

마감 전 체크포인트.

먼저 지난해 매월 말일 잔액을 합산해, 하루라도 5억 원을 넘긴 적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국내 증권사 계좌는 빠지지만 해외 증권사·해외 거래소 계좌는 포함됩니다. 해외신탁이 있다면 금액과 무관하게 신고 대상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명의가 본인이 아니어도 실질적 소유자라면 의무가 있고, 공동명의는 각자 전액을 보유한 것으로 봅니다. 안내문을 받지 못했더라도 스스로 확인해 6월 30일까지 홈택스·손택스로 신고해야 합니다.

자진신고가 가장 싼 선택입니다

해외금융계좌와 해외신탁 신고는 한 번 놓치면 10% 과태료부터 시작해 형사처벌·명단공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특히 올해 새로 들어온 해외신탁은 금액 기준이 없어 "소액이라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내 자산이 신고 대상인지 애매하다면, 마감 전에 계좌·신탁의 보유 구조와 실질적 소유자 여부부터 점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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