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국내 주식은 어차피 비과세 아니야?" 정도로만 알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내 주식이라도 세금을 내야 하는 구간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올해처럼 시장이 빠르게 상승하는 해에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과세 대상에 들어와 있는 경우가 생긴다.
이 글에서는 국내 주식과 관련한 세금을 개인 투자자와 법인 투자자로 나누어 정리한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이거 내 얘기일 수도 있겠는데?" 싶은 대목이 한 군데쯤은 있을 것이다.
개인 투자자가 알아야 할 두 가지 세금
국내 주식과 관련한 세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주식을 팔았을 때 내는 양도소득세, 다른 하나는 주주로서 배당을 받았을 때 내는 배당소득세다.
1. 주식을 팔았을 때 — 양도소득세
일반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코스닥 상장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팔아 번 돈은 현재 비과세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도입됐다면 과세 대상이 됐겠지만, 금투세는 2024년 12월에 완전히 폐지됐다.
다만 예외가 있다. 대주주에 해당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행 기준에서 대주주 여부는 '지분율'과 '시가총액' 두 가지로 판단하는데, 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국내 주식이라도 매도 시 세금을 내야 한다.
대주주 판단 기준
시가총액 기준은 상장주식의 경우 종목당 50억 원, 비상장주식의 경우 10억 원 이상 보유하는 경우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시가총액 기준이 현실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50억 원이나 보유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싶겠지만, 생각보다 적지 않다. 알려진 사례로, 배우 전원주 씨는 2011년 주당 2만 원대에 산 SK하이닉스를 한 방송에서 "안 판다"고 했는데, 주가가 230만 원을 넘어선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률이 100배(10,00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수 소유 씨도 10년 전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투자해 둔 수익으로 집 장만에 보탰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오랜 기간 우량주를 들고 있었다면 누구든 자기도 모르게 이 기준에 닿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분율 기준은 코스피 1%, 코스닥 2%, 코넥스 4% 이상이다. 이건 대형주 투자자보다는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거나 창업 초기부터 지분을 보유한 사람에게 주로 해당한다.
대부분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재미있는 사례도 있었다. 자본시장법상 보유 지분이 5%를 초과하면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데, 2025년 12월 신원종합개발 지분 7.4%를 보유하던 한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전부 처분하면서 보고 사유에 "물타기하다 지분공시한 거 본전 와서 탈출"이라고 적어 화제가 됐다. 슈퍼개미에 가까운 사례이긴 하지만, 작은 코스닥 상장사에 물타기·불타기를 반복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분율 요건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판단 시점이 다르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판단 시점이다.
- 시가총액 50억 원 기준은 '직전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단 한 번만 본다. 그래서 연말 전에 일부를 팔아 50억 원 아래로 낮추는 전략이 가능하다. 매년 말 "대주주 지정을 피하려는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진다"는 기사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반면 지분율 기준(1%·2%·4%)은 다르다. 연중에 주식을 취득해 한 번이라도 기준을 넘으면 그 취득일부터 대주주로 본다. 연말에 팔아 1% 아래로 낮춰도 이미 대주주가 된 것이라 소용이 없다. 이 차이를 모르고 연말에 팔았다가 세금이 나와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주주라도 세율은 하나가 아니다.
대주주에 해당해도 언제 팔았느냐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 보유 기간 1년 미만 + 중소기업이 아닌 법인 주식: 30%
- 1년 이상 보유했거나 중소기업 주식: 20~25%
일반 소액주주도 과세되는 경우
대주주가 아니어도 세금이 붙는 경우가 있다.
- 비상장주식은 대주주·소액주주 구분 없이 모두 양도세가 과세된다.
- 장외거래(증권시장 밖에서 개인 간 직접 거래)는 상장주식이라도 대주주·소액주주 모두 과세 대상이다.
소액주주의 경우 세율은 중소기업 주식은 10%, 그 외는 20%다.
즉, 코스피·코스닥에서 일반적으로 매매하는 경우만 비과세라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2. 배당을 받았을 때 — 배당소득세
배당으로 받은 돈은 양도세와 별개다. 연간 금융소득(이자 + 배당)이 2,000만 원 이하면 14% 원천징수로 끝나지만, 2,000만 원을 넘으면 근로소득·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종합과세된다. 이 경우 소득 수준에 따라 세율이 올라가, 최고 구간에서는 45%까지 적용될 수 있다.
올해 신설된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올해부터 이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가 새로 생겼다. 일정 요건을 갖춘 상장법인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과세 대신 14~30%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최고 45%였던 세율이 최고 30%로 낮아지는 셈이다.
적용 요건은 다음 중 하나다.
- 배당성향 40% 이상인 상장법인, 또는
-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을 10% 이상 늘린 상장법인
여기서 배당성향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높을수록 이익을 현금으로 많이 나눠준다는 뜻이고, 낮을수록 성장을 위해 이익을 내부에 더 쌓는다는 의미다. 시행령 상 배당소득은 주로 금전으로 받은 금액으로 한정하고, 당기순이익은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한다.
KB금융의 공시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다.
| 항목 | 내용 |
|---|---|
| 이익배당금액 | 2025년도 현금배당 총액 약 1조 6천억 원 |
| 당기순이익 |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배주주지분 순이익 약 5조 8천억 원 |
| 배당성향 | 27% |
| 전전 사업연도 대비 이익배당금액 증가율 | 31.7% |
배당성향은 40% 미만이지만, '배당성향 25% 이상 +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 요건을 충족해 고배당기업으로 인정된 경우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 홈페이지에서 고배당기업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니, 내가 투자한 종목이 해당하는지 점검해 보면 좋다.
"부자들만을 위한 제도"라는 비판
좋은 제도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혜택을 받는 사람이 누구냐다. 이 제도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만 의미가 있다. 소액 투자자는 어차피 연 2,000만 원 이하라 14% 원천징수로 끝나기 때문에 분리과세 혜택이 무의미하다. 그래서 '자산가만을 위한 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올해 4월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분리과세는 자산가에게만 해당되니 소액 투자자에게도 혜택이 필요하다"는 건의가 나왔고, 이재명 대통령도 "일리 있다, 검토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세금은 줄어도 건강보험료는 그대로
또 하나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있다. 고배당 분리과세를 선택하든 종합과세로 가든, 배당소득은 건강보험료 산정 시 동일하게 소득으로 잡힌다. 즉 소득세는 줄어도 건강보험료 부담은 줄지 않는다.
특히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부모로 피부양자에 등록돼 있던 사람은 연간 합산소득이 2,000만 원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어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 있다. 이 경우 늘어난 건강보험료가 절세 효과를 상쇄할 수 있으므로, 종합적으로 계산해 봐야 한다.
이 외에 제도 적용 시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 모든 배당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코스피·코스닥 상장 일반 기업의 현금배당에만 적용된다. 특수 법인을 통한 배당은 제외된다.
- 자동 적용이 아니다. 종합소득세 신고 시 직접 합산배제를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2028년까지 3년 한시 적용이다.
절세 대안으로서의 ISA 계좌
건강보험료 부담이 고민이라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할 수 있다. 일반 분리과세 금융소득은 연 1,000만 원을 넘으면 건강보험료에 반영되지만, ISA 안에서 발생한 소득은 현재 건강보험공단이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다.
ISA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예금·펀드·ETF·채권 등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다.
- 3년 이상 유지 시 일반형은 200만 원, 서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고, 초과분도 9% 분리과세로 끝난다.
- 계좌 안에서 발생한 수익과 손실을 통산할 수 있어, 일부 손실을 다른 수익과 상계해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ISA 안에서 발생한 비과세·분리과세 금융소득은 종합과세 판단 기준금액인 2,000만 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른 금융소득이 있더라도 종합과세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법인 투자자의 경우
법인 대표 중에는 법인 내 잉여금을 활용해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경우도 있다.
법인의 국내 주식 매매 차익은 법인세 과세 대상이다. 법인세율이 최대 25%로 개인 최고세율 45%보다 낮아, 언뜻 법인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함정이 있다. 법인에서 번 돈을 대표이사가 인출하려면 추가 세금이 붙는다. 급여로 받으면 근로소득세가, 배당으로 받으면 배당소득세가 붙어 '법인세 + 소득세'의 이중과세 구조가 생긴다. 이를 합산하면 개인으로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배당 이중과세를 완화하는 Gross-up 제도가 있지만,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만 적용되며 완전한 해소는 아니다.
그렇다고 법인이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법인이 유리한 경우도 분명히 있다.
첫째, 결손금 이월공제. 법인은 손실이 난 해의 결손금을 15년간 이월해 이후 이익과 상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년간 15억 원 손실이 났다가 올해 20억 원 이익이 났다면, 20억 원에서 15억 원을 공제한 5억 원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낸다. 개인투자자는 이런 이월공제가 제한적이라 차이가 꽤 크다.
둘째, 퇴직금을 활용한 인출 전략. 법인에서 돈을 꺼내는 방법은 급여와 배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표이사가 장기간 근무한 뒤 퇴직할 때 퇴직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적용되는데, 퇴직소득세는 장기근속 공제가 크고 세율 부담이 급여·배당보다 낮다. 장기적으로 법인을 운영할 계획이라면 고려해 볼 만한 전략이다.
마무리하며
금투세가 폐지됐다고 해서 주식에 세금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주식 투자와 관련한 세금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정리하면 다음 세 가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 나는 대주주 요건(시가총액·지분율)에 해당하는가
- 내가 받는 배당이 분리과세 대상인가
- 법인으로 투자한다면 이중과세와 인출 전략을 함께 따져봤는가
핵심은 하나다. 본인 상황에 맞는 구조를 미리 아는 것.
이 글은 일반적인 설명이며, 법령 개정이나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